국내 햄버거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세계적인 버거 체인 맥도날드의 국내 위상이 흔들리면서 롯데리아와 KFC 등은 제2 전성기 만들기에 나섰다.
14일 미국 맥도날드 본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등을 포함한 고성장 시장’의 총 매출은 최근 3개년 연속 하락했다. 2016년 61억6000만 달러(약 7조2626억원)에서 2017년 55억3300만 달러(약 6조5234억원), 2018년 39억8800만 달러(약 4조 7028억원)로 해마다 조 단위로 줄었다.
고성장 시장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과 이탈리아·네덜란드·러시아·스위스 등 확장 잠재력이 높은 곳을 포함한다. 하지만 한국맥도날드는 2016년 고기 패티가 들어간 제품을 먹은 어린이의 요혈성요독증후군(출혈성장염·HUS) 발병 문제로 이른바 햄버거병 논란이 불거지면서 소비자 신뢰도가 크게 추락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되는 햄버거에 대한 식중독균 검출결과를 발표하려고 하자, 맥도날드가 법원에 발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맥도날드의 불고기버거 제품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를 3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맥도날드 매장 수는 2017년 역대 최다 수준이었던 440개에서, 20개 넘게 줄어 지난해부터는 420여개를 유지하고 있다. 고성장 시장이란 본사 분류가 무색한 상황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신규 출점보다는 24시간 개점, 드라이브 스루 등으로 형태를 다양화 해 한 점포에서 내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햄버거 시장이 1강(强)대 다약(多弱) 구도에서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매장 수 1위인 롯데리아는 연달아 선보인 신제품들이 모두 대박을 냈다. 프리미엄 라인인 아재(AZ)버거와 가성비(가격 대비 양)로 입소문 탄 티렉스 버거 등이다. 가장 최근 내놓은 ‘지파이’는 출시 10일 만에 100만개가 팔려 나갔다.
KFC코리아는 2017년 KG그룹이 인수할 때만 해도 영업적자 상태였다. 1+1 프로모션, 치맥(치킨+맥주) 마케팅 등으로 소비자 호응을 얻다가, 올해 초 ‘닭껍질튀김’이 초대박을 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주인이 바뀐 지 2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엄익수 KFC코리아 대표도 현장 경영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10일 그는 KFC 대학로점을 방문하고, 직원 업무를 함께 배웠다. 엄 대표가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년 전 인수 발표 간담회 이후 처음이다. KFC 관계자도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이 실감난다”며 고무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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