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업계 어렵다는데 니콘 영업익 684% 급상승...이유는?

지난해 니콘이미징코리아의 영업이익이 68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캐논이미징코리아와 소니코리아의 영업이익이 각각 32.8%, 39.3%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니콘의 한국법인인 니콘이미징코리아의 2018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 영업이익은 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684% 늘었다. 매출액은 647억원으로 전년(64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니콘이미징코리아의 영업이익은 DSLR(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 업계 1위인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의 영업이익을 상회한다. 니콘은 캐논보다 매출은 약 3배 낮지만 영업이익은 약 3배 더 많다. 2018회계연도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의 매출액은 1891억원, 영업이익은 45억원이다.

니콘의 영업이익은 카메라뿐 아니라 게임, 오디오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소니코리아와 맞먹는다. 소니코리아의 2018회계연도 매출액은 1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136억이다. 니콘은 소니에 비해 적게 판매하면서도 비슷한 수익을 남긴 셈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처럼 니콘 한국 법인의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은 APA라는 제도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니콘이미징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2012년 APA 조정을 신청했고 그 결과가 이번에 처리가 됐다"며 "수익을 조정하는 내역이 이번 회계연도에 반영되면서 기형적으로 높은 영업이익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APA(Advance Pricing Agreement)는 이전가격 사전 승인제도다. 향후 적용할 거래가격 수준을 과세당국 간에 미리 합의해 세금을 책정하는 개념이다. 본사와 해외 자회사 간의 거래 가격을 이전가격이라고 하는데, 거래 가격이 시장 가격을 반영하지 않는 경우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과세하게 된다.  

니콘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매출채권 152억6500만원 중 미수금이 102억6200만원이다. 이 미수금에는 2009~2013회계연도에 대한 APA 소득조정금액 237억4300만원 중 니콘 본사로부터 반환받을 것으로 합의된 금액 100억원이 포함돼 있다.

즉, 과거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카메라 등의 제품을 비싸게 수입한 기간에 대한 소급 적용이 이번 회계연도에 한 번에 이뤄진 셈이다. 이는 매출원가를 낮추고 영업이익을 늘리는 방식으로 적용되면서 실적이 급상승한 것 같은 효과가 발생했다.  

니콘이미징코리아의 회계를 담당한 회계법인이 한국회계기준원에 확인한 결과, APA 조정분은 소득 조정의 성격으로서 판매·구매 대가의 합의 연장으로 간주한다는 회신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엔 APA 조정분을 영업외이익에 포함했지만 최근 소득 조정의 금액은 영업손익으로 하는 게 맞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영업이익에 포함되든 영업외이익에 포함되든 이익 여부와는 상관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니콘이미징코리아는 APA 조정과 별개로 2018회계연도 때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니콘이미징코리아 관계자는 "판매하고 있는 카메라 제품의 라인업을 줄이면서 이익을 잘 냈고, 부족한 부분은 거리측정기 등에 대한 마케팅 활동 확대 등으로 보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