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윤석열 시대' 門 연 문재인 대통령…與에도 '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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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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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보수야당 반대에도 윤석열 임명 강행…보고서 없이 채택한 16번째 인사

  • 적폐청산·검찰개혁, 후반기 '司正정국' 강화 포석…윤석열號 출범에 여의도 '초긴장'

  • 윤석열 못 막은 野, 조국·윤대진 낙마에 총력전…與 일각 윤석열號 부담 기류 팽배

  • '위증 논란' 윤석열, 적폐청산 순항 여부 미지수…"조기 정착 실패 땐 정권에 부담"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보수 야당의 전방위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골 칼잡이'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지난달 17일 윤 신임 검찰총장을 임명한 지 한달 만이다. 윤 총장의 임기는 문무일 현 검찰총장의 임기가 끝난 직후인 이달 25일 0시에 개시한다.

일각에선 오는 18일로 예정된 '여야 5당 대표 회동' 변수로 '윤석열 임명안 재가'를 늦출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문 대통령은 또다시 정면돌파를 택했다. '적폐 청산'과 '검찰 개혁' 의지를 재천명한 셈이다. 집권 중·후반기 '사정(司正) 정국 강화' 포석이란 얘기다.

그러나 윤석열호(號)의 출범은 여권에도 '양날의 칼'이다. 윤 총장은 정부 출범 이후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16번째 장관급 인사다. 국회 패싱을 당한 보수 야당은 당장 '석·국(윤석열·조국) 열차'를 막겠다며 벼르고 있다.

윤 총장의 2년 선배인 김기동(55·사법연수원 21기) 부산지검장이 이날 사의를 표명한 검찰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총장이 집권 후반 사정 칼날을 여권으로 정조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석열, 적폐청산 총지휘자…司正정국 강화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사진은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문 대통령의 정면돌파는 고검장을 안 거친 윤 총장에 대한 파격인사를 단행할 때부터 예고됐다. 윤 총장은 검찰총장 임기제를 도입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한 첫 번째 사례다. 윤 총장은 문 총장보다 다섯 기수나 아래다. 검찰 관행상 19∼23기 고검장·지검장의 줄사퇴가 불가피하다.

이미 검사장급 이상 간부 7명이 옷을 벗었다. 윤석열발 대규모 검찰 인적쇄신의 문이 열린 지 오래다. 검찰 내부는 윤 총장 임명 당시부터 이를 '검사장급 20∼30명에 대해 나가라는 사인'으로 간주했다.

정치권도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보수 야당은 윤석열 임명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발탁의 전조로 받아들였다. +알파(α)로는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조합을 위한 사전 단계로 파악했다. 이른바 '조국·윤석열·윤대진' 조합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집권 중후반기의 승부수인 '적폐 청산'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최상의 카드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윤석열호 출범에 대해 "적폐 청산에 승부를 걸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적폐 청산 등은 경제·외교와 달리, 사정 정국 강화를 통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윤석열號 출범, 조국·윤대진 라인에 불똥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여권에도 양날의 칼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청와대 춘추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재인 정권의 운명이 걸린 차기 총선을 겨냥한 포석도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윤 총장을 임명했을 당시 여권 인사들이 가장 많이 꺼낸 단어는 '적폐 청산'과 '국정 농단'이다. 이는 '반(反) 박근혜 프레임'과 직접 연결된다. 윤석열호 출범 자체만으로 내년 총선이 문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2017년 5·9 장미 대선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문제는 '딜레마'다. 애초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고집했던 것과는 달리,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윤석열호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이 21대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을 위한 인사'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문 대통령의 뜻을 바꾸지는 못했다. 여당 일각에선 "당도 패싱 당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위증 논란'에 휩싸인 윤 총장이 검찰 내부를 조기에 장악할지도 미지수다. 이 경우 '강골 칼잡이'인 윤 총장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인 사정에 불을 댕길 수도 있다. 여권의 가장 큰 딜레마도 이 지점이다.

윤석열호 출범이 '조국·윤대진' 조합으로 불똥이 튈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윤석열호 출범을 막는 데 실패한 야권은 법무부 장관과 서울중앙지검장 후보자로 거론되는 '조국 민정수석·윤대진 검찰국장'의 낙마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 대통령의 윤 총장 임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인사청문회 보고서 없이 임명안을 강행한 것은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정권에 부담"이라며 "총선 캐스팅보트인 중도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은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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