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데이비드 스틸웰 신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회동하고 일본의 대한(對韓)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김 차장은 이날 오전 10시 15분께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면서 취재진들이 '한일갈등과 관련해 미국 측에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할 계획이냐'고 묻자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는 게 중요하지 부탁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스틸웰 차관보 또한 청사에 도착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일본의 추가보복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고, "안보실 차장과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좋은 대화 상대인 것 같고, 따라서 좋은 만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청와대 접견 시설이 공사 중임에 따라 외교부 청사 9층 외빈 접견실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스틸웰 차관보는 전날 방한해 이날 김 차장과의 회동 후 오전 11시에 한국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다.
이어 오후에는 카운터파트인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와 회동한 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다.
강 장관은 이날 스틸웰 차관보를 접견한 자리에서 일본의 부당한 보복 조치로 한일 양국 관계가 악화, 한미일 공조가 훼손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미국 측에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한일 양국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개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스틸웰 차관보가 방한 중 내놓을 메시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전날 입국하면서 취재진들이 '일본의 대(對)한국 추가조치가 우려되는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생각해보고 내일 말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강 장관 접견 뒤 외교부 청사에서 약식회견을 통해 관련한 메시지를 낼 전망이다.
한편, 스틸웰 차관보가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항행하는 민간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연합체 구성에 동맹국인 한국의 참여를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를 언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