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불매 한창인데…민족기업 LG家 손자 LF 구본걸 ‘돈벌이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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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07-1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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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F계열 LF푸드, 일본 식자재 유통사 '모노링크' 사들여

  • "한일 관계 최악으로 치닫는데 민족기업 후손이..."

LF푸드 모노링크가 운영하는 서울의 한 '모노마트' 매장 전경. '한국 속 작은 일본 마트'를 표방하고 있다. [사진=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한국 속 작은 일본 마트, 직수입의 힘으로 30% 저렴합니다” (모노마트 광고 문구) 

LF(옛 LG패션) 계열 외식자회사 LF푸드는 2017년 4월 300억원을 주고 일본 식자재 유통 회사 ‘모노링크’를 사들였다. 모노링크는 ‘모노마트’란 일본 식품 마트를 운영한다. 일본식 주점(이자카야)과 모노마트는 서로 ‘상생’하며 국내에서 파이를 키워 나갔다.

17일 LF에 따르면, 모노링크와 식자재 공급 회원 계약을 맺은 개인 업소는 올 상반기 기준 2만여 개에 달한다. 자사 일본식 라면 전문점 ‘하코야’, 아워홈이 운영하는 고급 일식 브랜드 ‘키사라’ 등 대형 프랜차이즈는 제외한 수치다.

모노마트와 거래하는 일본식 주점 및 퓨전 술집 등 업소의 수는 2006년 1000개에서 2015년 7000개로 늘었다. 1년에 600~700개 가량 늘어나는 수준이었다면, LF가 주인이 된 2017년 후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오프라인 매장인 모노마트도 전국 51개로 늘었다.

모노링크 연매출은 2013년 200억원대에서 2017년 695억원으로 4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는 매출 약 890억원에 당기순이익 69억원을 기록했다.

모노링크는 원활한 식자재 유통을 위해 여러 일본 식자재 기업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삿포로부터 히로시마, 도쿄, 구마모토, 홋카이도 등 회사 소재지도 다양하다. LF가 모노링크를 통해 자연스레 이들 일본 식품기업들의 매출도 올려준 셈이다.

LF푸드가 운영하는 해산물 뷔페 ‘마키노차야’는 일본 기업인 토루 마키노 회장이 2003년 하와이에 처음 문 연 브랜드다. 현재 모노링크의 파트너사 가운데 하나인 ‘토다이’도 마키노 회장이 창업한 뷔페다.

아이러니한 것은 구본걸 LF 회장이 5대 민족기업인 LG그룹 설립자, 고(故) 구인회 회장의 손자라는 점이다. 고 구인회 회장은 일제강점기 당시 사업을 일으키면서, 독립운동가인 백산(白山) 안희제 선생 등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등 ‘기업보국(企業報國)’ 정신을 갖춘 인물이었다. 

현재도 LG그룹은 독립운동 관련 시설 개·보수, 독립유공자와 후손 지원 사업 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정부에서도 구 회장의 창업정신을 기리기 위해 ‘구인회 상점’을 복원하고 ‘구인회 광장’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그런데 한·일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과거 조부와는 달리 구본걸 LF 회장은 모노링크 등을 앞세워 ‘눈앞의 돈벌이’에만 급급한 상황이다.

게다가 구본걸 회장은 홀로서기를 하겠다며 2014년 사명에서 ‘LG’를 떼고 LF(옛 LG패션)로 간판을 바꿨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업 영역에서 범(凡) LG 일가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노링크 주요 협력사 가운데 하나인 아워홈은 구 회장의 큰아버지인 구자학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로, 모노링크가 아워홈을 통해 매출과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한류 열풍이 세계를 휩쓸고 있는데, 국내 기업이 우리나라 땅에서 일식 유통을 하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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