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8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 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11월 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올린 지 8개월 만에 금리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는 예상과 다른 전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로 7월보다 8월을 더 유력시했었다.
한은이 금리인하 시기를 앞당긴 것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을 크게 밑돌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수출과 투자가 계속 부진한 가운데,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을 막자 통화당국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먼저 대응하는 게 경제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부가 '폴리시믹스(Policy mix·정책조합)'를 강조해온 점 역시 한은의 금리인하를 앞당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진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성장과 물가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약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리를 내렸다"며 "4월 전망 발표 이후, 최근 한두달 동안 빠르게 변화한 상황을 고려해 국내 경제를 다시 짚어봤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금리 인하 결정과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2%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초 시장에서 전망한 2.3~2.4%보다도 낮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1.1%에서 0.7%로 낮췄다. 이는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0%)에 크게 못 미친다. 2016~2020년 2.8~2.9%로 발표한 잠재성장률 역시 2019~2020년 기준 2.5~2.6%로 내렸다.
잠재성장률은 급격한 물가상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뜻하는 것으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으로 해석되는 지표다. 결국, 한국 경제가 급격한 경기하강 분위기 속에서 펀더멘털까지 흔들리는 국면이라는 것을 한은이 인정한 셈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일 무역갈등과 글로벌 교역둔화의 영향으로 과거 평균적인 수준보다 성장률이 하향 조정됐다"며 "내년 글로벌 전체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을 전망이라 한은이 내년에도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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