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박영선 대한상의 제주포럼서 ‘소재 국산화’ 두고 이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뒤처진 소재·부품 국산화의 책임을 대기업으로 돌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룹의 중점 경영 사항인 사회적 가치를 안착시키는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고백했다.

◆중소기업 소재·부품 경쟁력 원인 두고 이견

18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을 마친 최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불화수소(에칭 가스)는 공정별로 필요한 제품이 다르고 세밀한 분자구조를 필요로 하는데 (국내산은) 아직 그렇게까지 '디테일'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앞서 박영선 장관이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느냐'고 중소기업에 물었더니, '가능하지만 대기업이 안 사준다'고 하는 게 문제"라고 한 발언에 대한 반박이었다. 

최 회장은 "국내 중소기업도 불화수소를 만들지만 반도체 생산 공정마다 필요한 불화수소 크기나 분자구조 등 제품이 모두 다르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최 회장의 이 같은 반응을 듣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첫술에 배부를 수 있을까요"라며 품질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20년 전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연구개발(R&D)을 하면서 밀어주고 끌어줬다면 지금의 상황은 어땠을까"라며 "모든 것에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그룹 '사회적 가치' 주입 문턱은 냉소주의

한편, 최 회장은 이날 대기업 총수 최초로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그룹에서 사회적 가치 경영방식을 주입하는 데 가장 어려웠던 건 임직원들 사이의 '냉소주의'였다고 고백했다.

최 회장은 "서든 데스(sudden death)라는 표현을 써가며 3년간 왜 변화해야 하는지 협박 비슷하게 강조했다"며 "경영 KPI(핵심평가지표)에도 사회적 가치 50% 반영을 선언했더니 도망갈 데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가 기업들의 새로운 돌파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고객과의 관계를 통해 고객이 신뢰를 하고 내 물건을 사주는 것"이라며 "독일 화학기업인 바스프 등 15개 기업이 모여 사회적 가치를 측정 방식을 합치는 작업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이 18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CEO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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