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비둘기 한은'을 확인한 금융시장은 곧바로 '비둘기 연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는 30~31일(현지시간)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화됐고, 연준이 앞으로의 통화정책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가질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큰 그림에서는 연준이 완화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며 달러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도 원화가 오히려 강세 폭을 확대하는 것 역시 이런 인식에 기인한 영향이다.
23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연준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4분기에나 완연한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의 양적 긴축이 9월까지 이어질 것이고 대외환경이 한국에 부정적이어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70~1200원을 등락할 것"이라며 "연준의 강력한 부양책과 양적 긴축의 중단으로 4분기에 달러 약세가 보다 완연해지면 원화 강세 흐름이 뒤늦게 찾아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연말까지 원화 강세 흐름을 유지하겠지만, 3분기보다 4분기에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의 예상 밴드는 달러당 1160~1181원"이라고 말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국내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일본 수출규제 추가 우려 △미·중 무역협상 난항 △2분기 실적 둔화 등에는 예민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한·일 무역갈등의 경우,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아직까지 실질적인 영향은 없지만 추가 규제 조치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예상보다 빠른 한국의 금리인하에도 할인율에 민감한 일부 성장주를 제외하고는 불확실성에 더욱 민감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이트 리스트'의 본래 목적이 자국 기업의 수출 납기 단축 지원에 있는 만큼 주요 핵심 소재의 통관 지연, 물량 축소 등으로 한국 제조업의 일시적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면서도 "일본의 참의원 선거 이후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존재하고, 한국 제조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주 코스피 지수가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지속하는 가운데 2040~2100포인트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다음 주 국내증시가 작년 10월 패닉 이후 시장 박스권 하단으로 기능 중인 코스피 2050포인트선 하방 지지를 시험하는 중립수준의 주가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증권사는 다음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050~2100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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