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윤희 주한룩셈부르크대표부 대표 “韓 스타트업 투자, 이미 세계적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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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19-07-2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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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의 공감대’ 형성된 룩셈부르크, 15년간 지켜 본 경영지원 전문가

  •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핏 폴 스타트’ 고려해볼 만”

2000년대 초반 불었던 제1벤처 붐이 2019년 현재 제2벤처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총 벤처 투자액은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여 년의 시간동안 투자 규모는 약 2배 정도 늘었다. 단순히 몸집만 커진 것은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인재가 미국‧유럽 등에서 유학하며 선진 벤처 생태계를 학습해 왔다. 김윤희 주한 룩셈부르크대표부 대표도 그 중 하나다. 이화여대 불어불문학을 전공한 뒤 캐나다, 벨기에 등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2005년부터 주한룩셈부르크대표부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룩셈부르크를 잘 알고 있는 경영지원 전문가다. 유럽의 선진 벤처 생태계를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 지켜봐 온 김 대표에게 한국 벤처의 미래를 물었다.
 

[김윤희 주한룩셈부르크대표부 대표.(사진=주한룩셈부르크대표부)]


조직명이 생소하다. 주한룩셈부르크대표부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주한룩셈부르크대표부는 룩셈부르크 경제부 산하기관이다. 한국 우수기업을 룩셈부르크에 유치하는 역할을 갖고 있다. 룩셈부르크가 어떤 나라인지 알리고, 직접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회사에 법인 설립 절차, 회사 임대 공간 등 정보를 제공한다. 기업과 정부를 연결해 사업할 때 필요한 ‘A to Z’를 지원한다."


룩셈부르크 벤처 생태계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룩셈부르크는 한국과 경제 구조가 비슷하다. 농업으로 시작해서 철강산업이 근간이 됐고, 금융산업을 이끌어 가다가 지금은 IT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터넷 커넥션, 데이터센터 설립에 주력했고, 세계적인 위성회사도 나왔다. 산업이 워낙 급변하다 보니, 변화에 가장 민감한 스타트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미래에 대한 준비가 철저하다. 지도자가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혁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한국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유럽의 시각은 어떤가

"주한룩셈부르크대표부는 일종의 대사관 같은 곳이다. 다만, 무역 투자 관련 업무를 주로 한다. 전 세계에 룩셈부르크가 설립한 대표부가 8~9개 밖에 안 된다. 미국 2곳, 중국 이스라엘, 일본 등인데, 그 중에 한국이 포함돼 있는 거다. 룩셈부르크에서도 한국 경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룩셈부르크로 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룩셈부르크 인구는 60만 명인데, 이 중 절반이 외국인이다. 외국사람도 자신이 외국인이라고 느끼지 못하고, 동화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언어는 4개 국어를 한다. 멀티 내셔널이다.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있어 낮에는 인구 75%가 외국인일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다. 아시아나 미국 타깃 기업에는 굳이 권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유럽 기반 비즈니스라면 룩셈부르크는 테스트 배드가 될 수 있다."


제2벤처 붐이 진행 중이다. 한국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한국만큼 스타트업에 투자를 많이 하는 나라도 없다. 이미 스타트업 지원이 너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스타트업의 심리나 상황을 정확히 알고 실제적인 육성을 위한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룩셈부르크에는 ‘핏 폴 스타트(Fit 4 Start)’라는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 있다. 한 기업이 선정되면 5만 유로를 지원하고, 4개월간 전문가 코칭을 붙여 신생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면에서 도움을 준다. 기업 육성이 어느 정도 성공해 민간의 투자를 받으면, 정부에서 10만 유로를 더 투자한다. 5년 이상 버티는 스타트업은 30% 미만이다. 너무 많은 기업을 지원하는 것보다 육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선 신산업과 전통산업간 갈등이 심하다.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야 하나

"전통산업이 없으면 신산업도 발생할 수 없었다. 핀테크도 기존 금융 시스템과 협업을 하면서 발생한 것처럼, 서로 좋게 협력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전통산업과 신산업의 경계를 굳이 나누지 말고,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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