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S, 원인 분석 중···고리원자력본부는 자료 '쉬쉬'
원전이 밀집해 있는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 주변에 대한 2018년도 환경방사능 조사에서 예년에 비해 '인공 방사성 핵종'인 Cs(세슘)-137과 H-3(삼중수소) 검출량이 발전소 주변 어류·배추, 해수에 일시적이나마 크게 높아졌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고리 2배수구에서 H-3(삼중수소)가 조사기관의 예년 평균보다 4배나 급상승했던 것으로 파악돼, 향후 면밀한 조사와 함께 원인 분석이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1일 부경대학교 방사선과학기술연구소로부터 입수한 '2018년도 고리원전 주변 환경방사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1일 고리 2배수구(발전소 부지 경계)에서 채취된 해수에서 최근 5년 평균치인 리터당 25베크렐(Bq/L)보다 4배인 89.2베크렐로 파악됐다. 지난해 2월21일에도 월내 앞바다에서 정부 보고기준을 초과한 14.1베크렐(Bq/L)이 검출되기도 했다.
또한 방사능에 노출된 '피폭선량 조사'에서는 지난해 5월 장안읍 기룡리의 배추에서 Cs(세슘)-137이 부경대가 지난 5년간 조사한 평균치(0.035Bq/kg)보다 훨씬 높은 0.047베크렐이 검출돼 조사원들을 긴장시켰다.
바다에서도 고리 1·2·3발전소 주변 어류에서 지난해 4월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예년 평균치(0.2Bq/kg)보다 높은 0.22~0.28베크렐이 검출됐다.
지난해 일시적으로나마 확인된 방사능 물질 과다 노출 현상과 관련, 부경대 방사선연구소 관계자는 "액체 배출물이 충분히 희석되기 전에 조류 특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많이 검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고리원전을 통해 KINS에 보고됐고, KINS에서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는 예년 평균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기장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고리원자력본부가 용역을 의뢰해 매년 실시하는 부경대의 방사능 조사 결과에 대해 매년 3~4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갖고 있으나, 언론에 정확한 자료를 넘기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기에 급급한 인상을 주고 있다"며 방사능 실태에 대한 명확한 정보 공유를 촉구했다.
한편, 고리원자력본부는 지난 2012년부터 부경대학교에 용역을 맡겨 매년 고리원전 주변 일대에 대한 '방사능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그 결과를 매년 언론사에 공개하지 않아 '선택 사양'이라는 비아냥을 자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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