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참의원 선거는 전체 의석 248석 중 절반인 124석(선거구 74석·비례대표 50석)의 대표를 새로 뽑았다. 참의원 임기는 6년으로 3년마다 선거를 치르며, 선거에서 절반씩 의원을 바꾼다. 이번 참의원 선거는 6년 반 이상 지속된 아베 신조 내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었다.
출구조사 결과에서 여당세력이 과반을 무난히 확보하면서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국민연금 재원 부족과 소비세 징수 강행 등 경제문제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민들은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다시 한번 표를 던졌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가 내건 목표인 2020년 새 헌법 실시는 힘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국민들은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개헌에 대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개헌 발의에 성공하더라도 국민 투표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월 자민당 당대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총재 연설에서 "드디어 창당 이후 비원(悲願: 꼭 이루고자 하는 비장한 염원이나 소원)인 헌법 개정에 힘쓸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자위대는 지금 가장 신뢰받는 조직이 돼 있다"며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제대로 명기해 위법논쟁을 끝내야 한다. 정치의 장에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헌 의지를 다시 한번 강력하게 드러낸 것이다.
일단 자위대 명기 개헌이 실시된 뒤 그 추진력으로 핵심조항인 9조의 2개항 삭제로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변신시키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가 참의원 압승을 위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를 단행했다는 분석도 있다. 때문에 향후 개헌을 위한 정치력 확보를 위해서는 한국에 대한 강경책을 지속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에 대해 보복조치가 아니라고 했지만, 일본 현지에서도 아베 정권이 무역을 정치에 이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통신은 수출규제가 시작된 이달 초 "아베 정권이 한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표하고 있다"면서 "국민들 사이에 혐한 감정이 확대하는 가운데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강경한 외교 정책이 지지를 얻기 쉽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규제는 총리실과 경세산업성이 주도하고 외무성은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적 판단보다 국내 정치적 판단이 우선됐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중순 발표된 한·일 민간 단체의 공동 여론 조사에서는 한국에 좋은 인상을 지닌 일본인들이 사상 최저 20%로 하락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대로는 한·일 관계가 복구 불능이 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지통신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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