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국내경제는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세계교역 위축,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수출과 설비투자의 부진이 심화하면서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약한 모습"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통화정책은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미·중 무역협상과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여건의 전개 상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그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자금흐름, 국내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 위험요인이 부각되면서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적시에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은은 지난 4월 단기자금시장에 수급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자 환매조건부채권(RP) 9조8000억원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긴급히 공급한 사실을 언급하며 "시장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안정화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 여파로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하는 추세다.
원∼달러 환율의 월평균 변동률(전일 대비)은 3월 0.21%에서 4월 0.28%, 5월 0.30%, 6월 0.32%, 7월(1~17일) 0.36%로 꾸준히 커졌다. 외국인 채권투자는 3∼6월 4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지속하다가 7월 들어서는 17일까지 순매도(6000억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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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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