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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본 불매운동 속 롯데마트·홈플러스 ‘아사히=BEST상품’…이마트만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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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19-07-2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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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마트, 아예 '아사히 맥주 3종' 전단지로 만들어 열혈홍보 중

  • 홈플러스, 수입맥주 골라담기 행사에 일본 제품 여전히 포함시켜

  • 이마트, 양재점 단독 할인이벤트 뭇매 후 할인이벤트서 모두 빠져

롯데마트 은평점에는 일본 맥주인 '아사히'를 홍보하는 전단지가 맥주 코너에 붙어있다.[사진=조아라 기자]


"'기린이치방(일본산 맥주)' 베스트상품이래! 1개에 2500원이래!"
"원래 1개에 3500원 정도 하는데, 왜 이렇게 싸지? 이걸로 사자!"

23일 오후 4시, 여름 휴가를 앞두고 장을 보기 위해 마트를 찾은 가족. 맥주 코너에 들어선 이들은 가격표 옆에 적힌 'BEST상품'과 '특별상품'이라는 문구에 카트를 멈춰 세웠다. 이 가족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2500원 균일가 상품'이라는 가격표 옆 추가 문구, 파란색 배경에는 'BEST상품', 빨간색 배경에는 '특별상품'이 적혀있었다.

롯데마트가 BEST와 특별상품을 앞세워 홍보하는 제품은 일본 대표 맥주인 '기린이치방'이다. 심지어 베스트(BEST)상품 문구 아래에는 '롯데마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입니다'라는 글자도 적혀있었다.

특히 롯데마트 은평점 맥주 코너에는 맥주 가격표 옆에 'BEST상품'과 '특별상품'이라는 라벨이 함께 붙어있는 상품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 입점해 있는 109개의 수입 맥주 중 'BEST상품'이나 '특별상품' 문구가 붙은 제품은 총 7개며, 이 중 6개가 일본맥주다.

◆롯데마트, 가장 잘 팔리는 상품 ‘기린이치방’ 등 BEST상품 7개 중 6개 일본맥주 

롯데마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인 'BEST상품'은 아사히 드라이 블랙, 기린이치방, 삿포로, 호로요이로 4개 제품 모두 일본산 맥주다. '특별상품'이라는 이름표를 붙인 맥주도 눈에 띄었다. 롯데마트 은평점에서는 크로넨버그 1664 블랑, 아사히 드라이 블랙, 기린이치방, 삿포로 총 4개가 '특별상품'으로 소개되고 있었고, 이중 3개가 일본제품이었다.

특히 일본 맥주인 '기린이치방'은 롯데마트 은평점에서 유일하게 가격표 옆에 'BEST상품'과 '특별상품' 이름표를 모두 달고 있었다. 현재 '기린이치방(500ml)'은 정상가에서 할인해 2500원에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 은평점은 '아사히맥주 3종(아사히 수퍼드라이, 아사히 수퍼드라이 드라이블랙, 클리어 아사히 프라임 리치)'에 대해 맥주 제품 사진과 도수, 풍미 등을 적은 홍보물도 만들어 제품과 함께 진열해놨다.

마트를 찾은 김성원씨는 "불매운동을 알고 있었지만 BEST나 특별상품, 아사히 맥주를 소개하는 홍보물에 순간 착각해 아사히 맥주를 구매할 뻔했다"며 깜짝 놀라며 들고 있던 아사히 맥주를 내려놨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시점에서 일본 맥주에 대해 롯데마트가 별도의 홍보물을 만들어 홍보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마트 은평점에는 일본 맥주 가격표 옆에 'BEST상품'과 '특별상품'이라는 표시가 함께 붙어있다. [사진=조아라 기자]


◆홈플러스, '수입맥주 골라담기' 코너 통해 일본맥주 여전히 끼워팔기 중 

홈플러스 맥주코너에서도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특히 홈플러스 월드컵점 아사히맥주 가격표 옆에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그림 위에 'BEST'를 알리는 홍보문구가 있다. 여기에는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맥주'라는 문구도 써있었다. 일부 동네 마트에서 아예 아사히 맥주 등 일본산 맥주를 매대에서 없애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또 100여 개의 수입맥주가 입점해있는 홈플러스 월드컵점은 롯데마트와 달리 '수입맥주 골라담기' 행사를 통해 일본맥주를 끼워팔기 하고 있었다.

지난 18일부터 31일까지 진행 중인 이 행사 대상품목에는 아사히, 에비스, 기린이치방, 삿포로 등 일본맥주도 포함된다. 이 행사는 교차 구매도 가능해 일본 맥주임을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도 일본 맥주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 행사 매대에서 맥주를 고르던 최모씨는 "맥주 종류에 상관없이 맥주 4캔에 9400원이다보니 일본 불매운동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평소 즐겨마셨던 일본 맥주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최씨가 구매한 4개 맥주 중 2개가 일본 맥주였다. 

다만 홈플러스 월드컵점에는 수입맥주 201개를 판매 중인데, 일본 맥주를 대체가능한 수입 맥주도 적잖았다. 동창들과 여름휴가 가기 위해 맥주 사러 왔다는 정씨는 "원래는 아사히 맥주 아니면 안마실정도로 좋아했는데 불매운동 이후에는 아사히 맥주를 끊었다"면서 5개에 9400원인 벨기에 맥주를 구매했다.

 

홈플러스 월드컵점에 일본 맥주 가격표 옆에 'BEST'라는 문구가 함께 쓰여져있다. [사진=조아라 기자]

◆한 차례 뭇매 맞은 이마트,  여름휴가 특가이벤트 등 일본맥주 모두 빠져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는 앞서 두 대형마트와 달리 일본 불매운동으로 한차례 뭇매를 맞은 터라, 23일 이마트 은평점에는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앞서 이마트는 양재점에서 아사히 맥주를 단독 할인판매해 여론에 뭇매를 맞았다. 이런 여파로 이마트는 이날부터 일본 브랜드 제품에 할인 마케팅을 전면 중지했다.

실제로 이날 이마트 은평점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이마트 은평점에서는 입점 때부터 6개 묶음으로 가격할인이 적용돼 나온 아사히프라임, 기린이치방 등 일본 맥주 외에는 ‘수입맥주 골라담기’ 할인행사에 일본제품이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많이 구매할수록 할인율이 높아지는 '여름휴가 이벤트'에서도 일본 맥주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매장을 찾은 주부 윤씨는 "수입 맥주 4캔에 9900원 행사를 즐겨찾는 편이었는데, 일본 맥주가 자연스럽게 행사 품목에서 제외되면서 자연스럽게 불매운동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마트 3사가 가입돼 있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24일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일본 제품 안내 거부 기자회견을 연다.

김국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선전부장은 "일본 경제보복으로 국민 분노가 높아지고 있지만 대형마트에서는 여전히 일본제품 판매되고 있다"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마트노조가 일본 제품 판매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노동자들이 고객에게 일본 제품을 안내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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