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中베이징 아닌 상하이서 재개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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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7-2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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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전문가 "정치적 사안, 무역 사안 구분 지으려는 것"

미국과 중국의 대면 무역협상이 30일 재개된다. 중국 정부가 협상 장소로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를 택한 이유가 정치적인 사안과 무역 사안에 관한 문제를 분명하게 구분해 논의를 진행하려는 '내막'이 숨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무역협상 장소로 당초 예상됐던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를 선택한 것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 완화 등 경제적 사안에 초점을 두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앞서 24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내주 중국 상하이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백악관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오는 30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중국과 무역관계를 개선하기로 한 협상을 계속하기 위해 상하이를 방문한다"며 "중국측에선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CMP는 "미·중 고위급 대면협상이 재개되는 건, 지난 5월10일 워싱턴 회담이 결렬된 후 약 2개월만"이라면서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치적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하이를 무역협상 장소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창젠 바클레이즈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두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무역과 관련한 특정 사안에 더 초점을 두겠다는 움직임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창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 장기전에 본격적으로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번 협상에서 많은 것을 이루려고 하기보다는 화웨이 제재 완화와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 등 기술적인 사안에만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선젠광 JD디지트 중국 경제전문가도 "중국은 '무역은 무역이어야 하고, 정치는 정치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미국 측에 계속 보내고 있다"면서 "중국은 상하이 담판에서 극적인 타결보다는 작은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그래픽=연합뉴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주장은 미국 백악관의 입장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날 백악관은 "이번 논의에서는 지식재산권(IP)·기술 강제 이전 금지·비관세 장벽·농업·서비스·무역적자·합의 강제 이행 등이 논의될 것"이라며 양측이 이견 차를 보였던 난제들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야오아이단 AXA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의 대면 협상이 이뤄지기까지 한 달이 걸린 것은 그만큼 이견 차가 여전하다는 의미"라며 "최근의 잇단 우호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여전히 갈등의 골이 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상대방을 꺾을 수 있는 전략 없이는 어느 쪽도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 오는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대면으로 재개된다. 중국은 여전히 화웨이의 전면적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미국은 안보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어 최종 합의까진 무역협상이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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