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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사수하라"...업무용 PC, 개인 사생활 보호 강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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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9-07-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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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업체들이 업무용 모니터에 사생활 보호 기능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동안 여러명이 일을 하는 회사에서 업무 수단인 PC가 직원들의 숨통을 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P·델 등은 최근 모니터 화면 보호나 웹캠 해킹 방지 등 개인 사생활 보호에 중점을 둔 기업용 PC 신제품을 선보였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 가장 신경쓰이는 것 중 하나가 본인이 사용하는 모니터가 타인에게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다. 때문에 직장인들은 주변에서 모니터 화면을 보지 못하도록 별도로 보호필름을 사서 부착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 핀테크업체 직원 이모(39) 씨는 "예전에 근무하던 대기업에선 뒷자리에 앉아 있던 부장님이 내 모니터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불편했다면, 스타트업으로 전직한 후에는 전 직원 소통 강화의 일환으로 모든 칸막이를 없애면서 사방팔방에 감시자가 있는 느낌"이라며 "화면 노출 최소화는 같은 공간에 이서 일하는 사람들끼리는 필수"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불편함을 고려해 최근 출시된 제품들은 모니터 내부에 보호 기능이 내장돼 있다. HP코리아가 공개한 기업용 PC에는 업무를 하다가 'HP 슈어 뷰'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어두워져서 옆 사람이 스크린을 볼 수 없다. 다른 직원과 화면을 보면서 논의를 할 때는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다시 화면이 밝아진다. 

델의 기업용 노트북 브랜드 '래티튜드'의 10세대 제품에는 '세이프 스크린' 기능이 도입됐다. 백라이트 컨트롤을 이용해 화면 밝기를 조절한다. 측면에서 봤을 때 화면이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도 안심하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화면 보호 기능은 회사 기밀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소병홍 HP코리아 상무는 "내부 직원이나 기업을 방문한 파트너들이 와서 모니터를 보고 기밀을 유출하는 비주얼 해킹이 의외로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화면 보호 기능은 이 같은 일을 방지해준다"고 강조했다.

노트북에 장착된 웹캠을 통한 해킹도 근원적으로 차단한다. HP의 업무용 PC 웹캠은 평상시 셔터가 닫힌 상태로 본체 안에 들어가 있다. 화상 회의 등 웹캠이 필요한 때에만 팝업 기능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PC업체들은 사용자가 잠시 자리를 비울 때도 방심하지 않는다. 델의 '익스프레스 사인 인'이 그렇다. 사용자가 노트북 1m 이내로 접근하면 자동으로 얼굴을 인식해 시스템에 로그온 하고, 반대로 자리를 비우면 스스로 잠금 상태에 들어간다. 이 기능은 인텔이 개발한 컨텍스트 센싱 기술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이처럼 PC업체들이 사생활 보호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니즈가 크기 때문이다. 델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를 통해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업무용 PC 사용자들이 보안 기능을 PC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 중 하나로 꼽았다.
 
정보기술(IT) 업체 한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는 바이러스 보안 솔루션이나 해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등 시스템적인 보안에 신경쓰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일하는 중 사내메신저를 통한 사적인 대화나 개인 프로젝트 내용 노출 등에 더 민감하다"며 "PC업체들이 소프웨어 보안뿐 아니라 하드웨어적인 보안에 신경쓰는 이유"라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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