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위 7대 제약‧바이오 기업의 R&D 투자액은 1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바이오 분야는 정부가 꼽은 미래 성장산업으로 향후 정책지원이 더해질 전망이다.
그런데도 신약 허가 실적이 초라하다는 건 국내 제약‧바이오사의 신약 R&D 역량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8년간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10곳 중 9곳은 신약을 단 하나도 선보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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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2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서 ‘제약 및 생명공학’으로 분류된 상장사 157곳의 신약 품목허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각각 1건에 그쳤다.
지난 2015년 7건, 2016년 2건, 2017년 4건이 허가된 것과 비교하면 2년째 부진이 계속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전체 의약품 가운데 신약이 차지한 비중도 지난해 0.16%(630건 중 1건)에서 올해 0.14%(739건 중 1건)로 낮아졌다.
조사 대상 기간인 지난 2011년 이후 최저치다.
2011년부터 이달 21일까지 허가받은 신약은 모두 29건이다. 제약사는 16개다.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10곳 중 9곳은 최근 8년간 신약을 단 한건도 내놓지 못한 셈이다.
기업별로는 동아에스티가 6건으로 가장 많았고, JW중외제약(5건)과 한미약품·일동제약·종근당·일양약품(각 2건) 등이다.
신약 허가를 받은 제약사 가운데 지난해 매출 기준 500대 기업에 소속된 업체는 한미약품과 종근당, 대웅제약(1건) 등 3곳이었다.
실적은 부진해도 같은 기간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R&D 투자는 큰 폭으로 늘었다.
500대 기업에 포함된 7개 제약‧바이오 기업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총 9833억원으로 집계됐다.
CEO스코어는 "최근 몇년간 정부와 민간의 전폭적인 R&D 투자가 있었지만 신약 허가 실적은 부진했고,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 등 제약·바이오 관련 문제점이 잇따라 터지면서 R&D 투자의 관리 문제까지 대두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한양행이 최근 다국적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를 수출하는 등 일부 업체들의 경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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