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째 이어진 홍콩 시위...中 홍콩·마카오 판공실 22년만의 첫 '기자회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예지 기자
입력 2019-07-29 14:4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홍콩 '백색 테러' 규탄 시위 주말내내 이어져... 부상자 속출

  • 中, 美하원의원 홍콩 시위 두둔에 반발..."내정 간섭 말아야"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8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해 또다시 수십 명이 다치는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홍콩 사태가 심상찮다고 판단한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이하 홍콩·마카오판공실)은 주권 반환 이후 처음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홍콩 시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 

2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중국 중앙 정부에서 홍콩·마카오 사무를 총괄하는 홍콩·마카오판공실이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각)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홍콩 시위에 대해 입을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SCMP는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이 홍콩 내정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4년 홍콩 도심을 79일 동안 점거한 채 벌어졌던 대규모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 때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 중앙정부가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의 흐름을 그만큼 엄중하게 보고, 또 홍콩에 대한 대책에 합의했음을 시사한다. 

홍콩·마카오판공실이 직접 나선 것은 시위대가 지난 21일에 이어 28일에도 홍콩 주재 베이징 연락사무소를 공격하는 등 중국 정부를 직접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앞서 지난 21일 시위대 중 일부는 홍콩내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인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앞까지 진출해 중국 중앙정부를 상징하는 붉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지는 등 강한 반중국 정서를 드러내기도 했다. 시위대는 연락판공실 청사를 둘러싼 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반중 구호와 욕설 등을 써 놓았다.

28일에도 일부 시위대는 경찰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연락판공실 건물로 향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경찰은 해산 명령에도 꿈쩍 않는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까지 쏘며 강제 해산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최소 16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경찰은 무허가 집회와 무기 소지 혐의로 최소 49명의 시위자를 체포했다.

이날 홍콩·마카오판공실 기자회견에서는 획기적인 정책 변화보다는 송환법 반대 시위에 대한 외부세력 개입을 비판하고 홍콩 정부를 지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인민일보 해외판 캡처]

중국 당국은 홍콩 시위와 관련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고정칼럼 망해루(望海樓)를 통해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 등 외부 세력과 홍콩 폭력 시위자들이 결탁해 홍콩을 뒤흔드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최근 홍콩 시위가 폭력시위로 변질되고 있다"면서 "홍콩 법치 근간을 흔들며 극단적인 폭력과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독립'을 외치는 세력이 외부 세력과 함께 홍콩 문제에 간섭하려 하고 중앙 정부와 특구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또 최근 홍콩 경찰이 평화 시위에 폭력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한 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의 발언을 맹비난한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사무소 대변인 명의 성명도 이날 게재했다.

대변인은 성명에서 "홍콩의 일부 과격분자가 입법회 건물을 파손하고 경찰은 물론, 중국 중앙정부의 관련 기관을 공격해 홍콩의 법치를 짓밟았다"면서 "일부 미국 정치인과 언론이 이들을 급진적인 항의 세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평화적인 시위'라고 우기면서 홍콩 경찰이 잔혹하다며 모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 정부는 홍콩 특구 행정장관과 특구 정부, 경찰이 법에 따라 직책을 이행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하며 외국 정부, 조직 그리고 개인의 홍콩 문제 개입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일부 외국 정치인은 폭력적인 위법행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을 바로 그만둬야 하며, 홍콩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경찰과 충돌한 송환법 반대 시위대를 '폭도'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폭력행위를 비롯해 모든 위법행위에 대해 강력 비난했다. 홍콩 과격분자들은 '평화 시위'라는 명분 하에 폭력행위를 하고 있다며 악질적인 사건을 막기 위해서 홍콩 특구 정부와 경찰은 망설일 필요없이 손을 써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28일 홍콩 센트럴 지역의 차터 가든에서 벌어진 송환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대형 성조기와 영화 '어벤져스'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인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든 시민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송환법으로 촉발한 홍콩 시위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노골적으로 친미 성향을 드러내는 홍콩 시민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7일 홍콩 위안랑 전철역에서 경찰이 시위대에게 곤봉을 휘두르며 강제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