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개봉 사흘 만에 120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 애니메이션이 출현했다.
중국 고대 신화 속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인민일보 등 관영매체까지 나서 '애니메이션 굴기'를 이뤘다며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29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나타지마동강세(哪吒之魔童降世)'가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나타(哪吒)는 도교에서 추앙하는 신으로 중국 문학 작품인 서유기나 봉신연의(封神演義) 등에도 등장한다.
이번 애니메이션은 인간들을 괴롭히던 어린 나타가 3년간 반성과 수행을 거쳐 영웅으로 재탄생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봉 첫날 흥행 수입이 1억 위안을 돌파하자 관영매체의 호들갑이 시작됐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공식 계정을 통해 "국산 애니메이션이 상영을 시작한 지 1시간 반 만에 흥행 수입 1억 위안을 넘어섰다"며 "고대 신화와 전설 속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 더 어려운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중국만의 지적재산권(IP)이 없었는데 봉신연의가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간절히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관영 신화통신도 "지난 5년간 칼을 갈았던 '나타'는 중국 애니메이션 굴기에 신뢰를 보낼 이유를 제공했다"고 호평했다.
개봉 이튿날인 27일에는 2억 위안과 3억 위안, 4억 위안 관문을 차례로 돌파하며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하루 흥행 수입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28일에는 누적 수입 7억 위안을 넘어서며 중국산 애니메이션 중 흥행 순위 역대 1위에 올랐다.
이날 오전 7시 현재 흥행 수입은 7억2700만 위안(약 1249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 작품은 중국 영화 정보 사이트인 마오옌(猫眼)에서 평점 9.7을 받을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위엄 있는 나타를 친근한 친근한 모습으로 재구성한 캐릭터, 1600여명의 인력이 동원된 3년의 제작 기간, 대형 제작사인 광셴미디어(光線影業)의 배급력 등이 흥행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중국 영화업계에서는 이 작품의 흥행이 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시난(西南)증권 등은 올해 중국 박스오피스 규모가 312억 위안으로 전년의 320억 위안보다 3%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흥행 성적이 전년보다 하락하면서 영화 시장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라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한다면 업황도 반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