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 29일까지 기업의 실적발표 결과를 취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전자제품, 기계설비, 자동차 등 제조업 상장사 53곳이 올해 2분기에 지난해 동비 대비 줄어든 순익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실적발표를 마친 제조업체 중 68%에 해당한다. 이보다 심각했던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분기(73%)가 마지막이다.
일본 제조업체는 상장사 순익 중 60%를 차지한다. 따라서 이들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면 일본 경제에 커다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오는 10월 소비세 인상 여파가 겹치면 일본 경제에 큰 충격이 전달될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경고했다. 안 그래도 소비세 인상 때마다 일본은 경제 위축을 겪었다.
제조업체 실적 악화의 최대 원인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둔화가 꼽힌다.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은 전년비 6.2%로 27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건설용 중장비 제조업체 고마쓰도 중국 매출이 30%나 쪼그라든 여파에 2분기 순익이 전년비 25% 가까이 줄었다. 베어링 제조사 NSK는 기계 부품 수요 약화로 순익이 반토막 났고, 공장용 센서 공급업체 키엔스의 순익은 9년래 최저로 곤두박질쳤다.
미국의 성장률이 1분기 3.1%에서 2분기 2.1%로 둔화되고, 유럽에서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경기 둔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도 일본 제조업체 순익에 찬물을 뿌렸다.
닛산자동차 순익이 94% 고꾸라졌고, 미쓰비시자동차 순익은 67% 급감했다. 닛산은 미국 시장 부진이 두드러졌고 미쓰비시는 유로화 약세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엔·유로 환율은 최근 121엔대 부근을 가리키면서 3월 기록한 연중 고점 대비 5% 가량 떨어졌다. 엔화가 그만큼 오른 것이다.
일본 제조업체들은 올해 남은 기관도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화낙과 NOK를 비롯한 16개 업체가 올해 순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순익을 상향 조정한 기업은 4곳에 불과했다.
한국 수출규제에 따른 관련 기업의 실적 여파는 3분기(7~9월)에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 4일부터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겨냥해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를 실시했다. 또 한국을 수출우대국가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추가 경제보복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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