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중국 시나재경망에 따르면 테슬라가 최근 공개한 상하이 정부와 체결한 임대계약서에는 이같은 조건이 나와있다. 구체적으로 테슬라는 오는 2023년말부터 매년 22억3000만 위안(약 3800억원)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공장 부지를 반환해야 한다. 또 계약서에는 향후 5년간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에 20억 달러(약 2조3600억원)를 투자해야 한다는 조건도 담겨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상하이시 정부가 외국기업에 가혹한 세수조건을 내건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테슬라 기가팩토리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상하이시 정부가 내건 우대조건이나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폭탄 피해 등 손익계산을 잘 따져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로 앞서 중국 현지 언론들은 테슬라가 상하이 푸둥(浦東)의 린강(临港)개발구 공장부지 86만㎡를 9억7300만 위안(약 1600억원)에 낙찰받아 50년간 임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상하이의 높은 땅값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낙찰받은 것이다. 또 이곳은 상하이시 중심에서 약 60㎞ 정도 떨어진 항구 지역으로, 주변에 자동차 공업단지도 조성돼 있어 입지가 유리한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테슬라가 사실 미국 현지에 있는 공장을 놔두고 굳이 중국에 해외 첫 공장을 짓는 가장 큰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함이다.
현재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부품에 부과하는 25% 관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게다가 미국산 전기차를 중국에 수입할 경우, 15% 수입관세까지 붙으면서 제품 가격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그동안 시장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고율 관세로 테슬라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해 왔다.
실제로 올 2분기 테슬라는 예상보다 훨씬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면 관세를 피할 수 있어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들어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호재다. 자동차 정보서비스 업체 윌슨의 최신 보고서를 보면 지난 3월 모델3가 중국에 출시된 이후 테슬라는 중국 전기차 시장 월간 판매량 10위권에 진입했다. 모델3는 월평균 2700대 이상씩 팔려나가면서 올 상반기에만 중국서 모두 1만6000대가 판매됐다. 향후 테슬라 중국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판매량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테슬라도 최근 실적 보고서를 발표한 자리에서 상하이 실제 공장 생산량이 목표치보다 낮아도 투자조건과 세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올초 상하이 린강산업지구에서에 전기차 및 전기차 전용 배터리 생산 공장인 기가팩토리 착공식을 연 테슬라는 당장 오는 9월부터 전기차 '모델3'를 양산할 계획이다. 9월 4개의 핵심 작업장이 완공되며, 2020년 상반기 엔진 시스템 작업장 등 나머지 공사도 마무리된다. 공장이 풀 가동되면 내년부터 연간 15만대 물량 확보가 가능해지고, 최종적으로 연간 50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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