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중국 상하이에 도착한 미국 측 무역협상 대표에 중국 측이 베푼 '환대'다. 하지만 미·중 양측간 이견이 큰 만큼 이번 상하이 협상에서 커다란 진전을 이루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중 무역협상팀은 이날부터 이틀 간 무역협상 일정에 돌입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중국 수도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인만큼 미·중 무역협상팀의 일거수일투족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미국 측 무역협상 대표인 스티븐 므누신 재정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30일 오후 각자 따로 상하이에 도착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이날 정오 12시 먼저 도착했고, 므누신 장관은 오후 3시반 쯤 도착했다. 미국 대표팀은 상하이 와이탄의 하야트 온더버드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미·중 대표팀이 이날 만찬을 가진 허핑호텔은 1920년대 아르데코 건물의 명작으로 꼽히는 유서깊은 곳으로, 유대인 재벌인 빅터 사순이 지었다. 사순은 당시 이 건물을 호텔로 바꿔 캐세이호텔이라 명명했다. 찰리 채플린, 조지 버나드 쇼, 노엘 카워드 등 유명인사들이 이곳을 다녀갔다. 신중국 설립 직후 상하이 시청사 건물로도 잠깐 사용됐다.
과거 미·중 수교를 이끌었던 1971년 '핑퐁외교' 당시 미국 탁구대표팀이 숙박한 곳이기도 하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미국 정계 인사들도 이곳을 찾았다.
과거 상하이가 미국·영국·프랑스 조계지였던 시절 지어진 건물이기도 한 허핑호텔은 중국과 미국의 과거 복잡한 역사를 내포하고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중 무역협상팀은 이어 31일엔 상하이 서쪽 창닝구 정부 영빈관인 시자오호텔(西郊賓館, 서교빈관)에서 공식협상에 돌입한다.
시자오호텔 역시 미·중 관계에 있어서 뜻깊은 곳이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1972년 중국을 방문해 '상하이 코뮈니케'를 발표한 곳이 바로 시자오호텔이다. 상하이코뮈니케는 미·중 국교 정상화의 초석이 된 만큼 시자오호텔은 미중 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곳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양측은 이곳서 지식재산권, 기술강제 이전, 비관세장벽, 농업, 서비스, 무역적자, 합의이행 등을 두고 치열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워낙 의견차가 큰 만큼 이번 협상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긴 힘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미·중 무역협상이 시작된 3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무역합의가 아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며 중국에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우리 농산품 구매를 시작하기로 돼있었지만 그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없다"며 “이것이 그들의 문제다. 그들은 그냥 이행하지 않는다. 우리 팀이 지금 그들과 (무역) 협상을 하고 있지만 그들은 항상 마지막에 그들의 이익을 위해 합의를 바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중국 관영언론인 환구시보 총편집인 후시진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반박했다. 후 총편집은 "언제 협상을 진행하든 미국은 매번 압박전술을 펼칠 것이라며, 이는 정말로 좋은 습관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인은 자신들의 협상스타일을 바꿀 필요가 있다. 더 많은 성의를 내비쳐야지 방망이만 휘둘러선 안된다. 지난 1년 반 동안 방망이는 중국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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