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니콘 '오포(ofo)'는 어쩌다 파산 위기에 놓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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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19-07-3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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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친 외연 확장 집착…운영 비용 상승하자 자금난 직면

  • "아이디어·사업모델 있어도 후속 전략 있어야" 지적

중국의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이자 공유경제의 대표주자인 공유자전거 사업을 영위했던 '오포(ofo)'가 창업 5년 만에 사실상 파산 직전 상태에 놓였다.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는 서비스일 경우라도 장기적 안목의 경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되고 있다.

헝다연구소의 '2019 중국 유니콘 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 12월까지 전세계 유니콘 기업 313개로, 이중 88개사는 중국 기업이었다. 2018년에만 32개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유니콘기업이란 기업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가리킨다. 

오포(ofo)는 2014년 3월 베이징대 출신인 다이웨이가 창업한 공유자전거 기업이다. 다이웨이는 2015년 9월 베이징대 캠퍼스를 기점으로 사업을 개시했다.

사업 개시 후 오포는 승승장구했다. 2016년 시리즈 A, B, C 융자 등 여러 번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사업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오포는 대학 캠퍼스를 벗어나 대도시에 진출했으며 청두, 샤먼 등 중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2017년은 오포의 전성기였다. 시리즈 E 투자에 성공 후 시장 가치는 30억달러를 돌파했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시장 점유율도 1위를 기록했다. 알리바바도 오포에 투자했다. 시장창업자인 다이웨이는 '2017 후룬부자리스트'에 등재되기도 했다.

또한 2017년 투자 유치에 성공한 후 더 적극적으로 시장 확장 정책을 펼쳤다. 그해 5월에는 100번째 도시인 '라사'에도 진출했다. 8월에는 해외 시장 진출의 일환으로 태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러시아, 미국 시애틀 등 전세계로 사업을 확장했다. 10월에는 하루 이용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1배 증가한 3200만건을 돌파했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7년 하반기부터 공유 자전거의 고장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운영비용과 감가상각 비용이 급증했다. 사업 확장을 위해 대규모로 자전거를 공급했던 오포는 자금난을 겪기 시작했다.

특히 2018년에는 소비자들의 보증금 환불 문제가 논란이 됐다. 오포의 위기를 직감한 소비자들은 2018년 말 보증금 환불을 요청하기 시작했고 1000만건이 넘는 환불 신청에 들어왔다. 1인당 보증금을 99위안으로 계산하면 환불해야 하는 보증금만 9억9000만위안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오포는 2019년 7월 시점까지도 보증금을 모두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오포의 공유자전거는 운행을 중지했다. 운행되지 않는 자전거는 쓰레기가 됐다. 오포는 사실상 파산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오포의 부채는 65억 위안 규모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 창업자인 다이웨이는 법정에서 소비 제한 처분을 받았다.

오포의 몰락 원인은 시장 진입 초기 플랫폼 장악을 위해 지나치게 사업을 확장했으며, 출구 전략이 실패한 점이 꼽힌다. 오포는 중국에 공유 자전거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신문물을 접한 사용자들의 관심은 뜨거웠지만 사용 의식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자전거를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집에 가져가거나 QR코드를 제거하는 등 공유자전거를 사유하려고 시도했다. 이러한 행위는 오포의 관리 비용을 증가시켰다.

또한 오포가 자금난을 겪기 시작할 때 투자자들은 모바이크와의 합병을 요구했다. 단, 경영권을 '디디추싱'이 가져가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다이웨이는 이를 반대했고 합병은 결렬됐다.

사업 구조도 수익을 창출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1회 이용에 1위안을 받는 기본요금으로는 수익을 창출하기가 불가능했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보증금 면제 정책을 실시하기도 했다. 오포는 새로운 수익 창출 방안을 찾기 전에 몰락해버렸다.

코트라 무역관은 "오포의 사례를 통해 중국 창업 시 아이디어와 사업모델이 있다면 급속도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지만 후속 전략이 없다면 급속도로 파산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창업 초기 당국의 관리감독이 느슨하더라도 사후 정부기관의 관리감독을 염두에 두고 방어적인 자세로 창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쌓여있는 오포의 자전거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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