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건설사, 끝나지 않는 분양가 씨름…분양 연기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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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9-07-3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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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이튼 여의도·호반써밋 송파' 등 분양 시기 미정

  • 건설업계 "분양 일정 짤 때 다양한 방안 검토"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조감도. [제공=대우건설]

분양가 심사 문턱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건설사 및 조합 간의 힘겨루기가 잇단 분양 연기로 이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예고하면서 후분양을 엿보던 분양 단지들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옛 MBC(문화방송) 부지에 들어서는 복합단지 '브라이튼 여의도'의 오피스텔이 이날 청약접수를 시작했으나 이 단지의 아파트는 현재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당초 오피스텔과 아파트를 동시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HUG의 분양보증 심사 강화가 발목을 잡았다. HUG는 주변 시세를 고려해 이 단지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를 3000만원대로 권고했지만, 시행사 측은 3.3㎡당 4000만원 중반을 원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연내 분양으로 목표가 수정된 상태다. 후분양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오피스텔 분양 성적이 아파트 분양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갑 GS건설 브라이튼 여의도 분양소장도 "아파트 분양과 관련해선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시행 주체인 신영도 오피스텔 분양 후 연달아 할지, 시장 분위기를 조금 더 살펴볼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HUG와 건설사 간 분양가 실랑이는 낯선 일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말 '북위례' 분양에서부터 두드러져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연초까지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우미건설 등이 북위례에서의 분양 시기를 두고 오락가락했다.

이번에는 호반건설이 이르면 8월 분양할 예정이던 '호반써밋 송파 1·2차'가 최근 송파구 분양가심사위원회 심의에서 막혔다. 지난달 24일부터 HUG의 분양가 심사 기준이 강화된 영향이다. 호반건설은 평균 분양가 3.3㎡당 2500만원 안팎을 제시했으나 송파구는 이를 반려한 상태다. 앞서 송파구에서 분양한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는 3.3㎡당 2170만원에 분양 승인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경기 과천에서는 첫 공공택지인 과천지식정보타운에 들어서는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가 분양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과천시 분양가심의원회가 결정한 3.3㎡당 2205만원의 분양가가 당초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제시한 3.3㎡당 2600만원보다 400만원이나 낮아서다. 인근 시세는 3.3㎡당 3000만~4000만원이지만, 지식정보타운은 공공택지여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다. 결국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임대 후 분양'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최근의 시장 분위기를 알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성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피해는 예비청약자들이 받는 셈이어서 분양 일정을 짤 때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분양가 심사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분양가심사위원회 위원 명단과 회의록 공개 등을 골자로 한 '주택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이는 공공·민간택지에 모두 적용된다. 특히 본인 노출(공개)을 꺼리는 위원은 애초에 명단에 넣지 않는 방식으로 건설사들로부터의 청탁 등을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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