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韓 화이트리스트 배제 절차 진행할 것" 입장 재확인

"수출관리 재검토 차원...방침 변경 없어"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수출무역관리령(법령) 개정은 안보를 위해 수출관리 제도의 재검토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면서 "내달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 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일부 개정안을 상정한다는 방침에 대해서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 한국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질문에도 '수출관리의 재검토' 차원이라는 기존 설명만 되풀이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이 일본에 부정적이어서 한·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다"고 주장한 뒤 "우리나라(일본)로선 여러 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갈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스가 장관은 "이러한 일관된 입장 하에 내달 1일 예정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의 장을 포함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제대로 논의를 거듭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도 법령 개정에 대해 이날 "절차를 진행해 갈 것"이라고 말해 한국을 제외한다는 방침에 변경이 없다는 생각을 재차 강조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스가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한·일 외교 중재에 전면적으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나온 것이다. 이날 미국은 한·일 양국에 '분쟁 중단 협정(standstill agreement)' 체결 검토를 촉구한데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태국 방콕에서 한일 외교장관을 만나 양국 관계 진전을 직접 독려하기로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과는 별도로 한국의 강경화 외교장관, 일본의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상과의 3자 회담을 열 예정이다.

또 미국은 양국에 자제를 촉구하며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에는 수출규제 강화 '제2탄'을 중단하고 한국에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압류한 일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이 수출규제에 대한 협의의 틀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