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장검사는 2일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지난 밤 고민 끝에 사직 인사를 올리고자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사실 2016년 10월 무렵 어떤 사건을 맡아 수사하면서 잘되든 못되든 수사팀장으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사직서를 써놓았는데 사람이 부족해 때를 놓쳤다”고 전한 뒤 “이제야 제대로 사직의 변을 한다"고 덧붙였다.
한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을 맡고 있던 2016년 9월 최순실 등을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전담했다. 직후 꾸려진 특별수사본부에 소속돼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사건 수사·재판을 하면서, 또 이런저런 간접적으로 사람 인생이 그다지 길지 않고 지금 좋아 보이는 자리, 권력, 재물이 계속 좋은 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는 심경도 밝혔다.
단국사대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한 부장검사는 인천지검과 부산지검 특수부를 거쳐 대검찰청 연구관,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대검찰청 형사1과장 등을 거쳤다.
지난달 31일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뒤 처음 이뤄진 검찰 중간간부(고검 검사급) 인사에서는 안산지청 차장검사로 임명됐다.
한 부장검사를 포함해 이번 인사 후에 사직 의사를 밝힌 검사는 20명에 이른다. 지난달 26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전후로 사퇴한 검사까지 합치면 40여명에 달한다.
검찰 내부에선 중간간부 인사 발령일인 오는 6일까지 사의 표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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