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로 출국하면서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의 도쿄행은 일본 정부가 이날 오전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정례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조치 대상국)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한 직후의 행보란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앞서 신 회장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등 1차 경제보복 조치 직후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금융권 관계자들과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았다. 신 회장은 당시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인과의 대화 일정도 불참하면서 일본 일정을 소화했던 바 있다.
문제는 일본의 1차 경제보복 조치로 인해 반일 감정이 치솟으면서 국내 유통기업 중 롯데의 타격이 가장 크다는 점이다.
롯데 계열사 롯데아사히주류는 수입맥주 1위 점유율을 보였던 아사히 매출은 한달 새 40%나 줄어 6위로 추락했고, 일본회사 패스트리테일링과 합작법인으로 운영해온 유니클로(에프알엘코리아)는 매출 급감으로 최근 일부 점포 철수까지 진행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신 회장이 일본 도쿄로 출국한 것을 두고, 일본의 2차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롯데의 국내 사업 차질 등을 우려, 적극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행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롯데그룹 측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경영을 해온 신 회장의 통상적인 출장"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이번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일본 현지 사정을 살피고 해법 마련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1차 수출규제 조치 이후 이번 백색국가 배제 의결로 인해 사실상 2차 경제보복이 시작되면서 국민들의 반일 감정이 격화되고 있다"면서 "그간 아시히맥주, 유니클로 등 매출 직격탄을 맞은 롯데로선 시급하게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