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씨는 제주도에 지내지만, 서울에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서울로 매일 출퇴근하는 것이 아니다. B씨는 제주 바다를 보며 지시받은 업무를 노트북을 이용해 처리한다.
디지털 노마드란 일과 주거에 있어 유목민(nomad)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생활하는 사람을 뜻한다. 즉 일과 생활의 구분 없이 스마트폰, 노트북 등 휴대용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어디서든 일하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다.
이는 IT기술이 발전하면서 전 세계 어디서든 인터넷이 가능하고, 업무적 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안정적인 연결망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1년 반째 디지털 노마드 삶을 살고 있는 박인수 씨의 명함에는 주소 칸이 비어있다. 그는 “언제 어디로 떠날지 몰라 만나는 사람마다 손으로 지금 있는 곳을 적어준다”고 설명했다.
이미 디지털 노마드는 전 세계적으로 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인 정보공유 사이트(노마드리스트)가 있을 정도로 인기 직업이다. 이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경비, 인터넷 속도, 치안 등 디지털 노마드가 필요한 정보들을 공유한다.
박 씨는 “예전 여행지에서는 호텔 라운지에서 노트북 하나 들고 일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며 “나도 그들을 만나면서 ‘세상에 돌아다니며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디지털 노마드가 마냥 자유롭고 행복하기만 한 직업은 아니다. 직업에 따라 사무실이 꼭 필요할 수도 있고, 자유에 취해 건강상으로 무리하는 때도 많다. 따라서 본인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디지털 노마드의 삶과 맞는지 확인 후 도전하는 게 좋다.
디지털 노마드로 지내는 사람들은 오히려 직장인의 출퇴근을 부러워할 때도 있다. 디지털 노마드는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으므로 쉬고 싶을 때도 일을 해야 할 때가 많고 삶의 중심을 잡기가 어렵다.
앞서 박 씨는 디지털 노마드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개인의 브랜드화를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능력으로 본인의 이름을 알리고 활동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며 “이제는 ‘내가 어느 회사에서 일해’ 보단 ‘내가 어떤 사람이야’가 더 중요해지는 세상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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