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긴장감이 큰 곳은 패션화장품업계다. 업계는 제2의 유니클로로 찍히지 않을까 걱정이다. 일본과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 중인 유니클로 한국법인(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은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1차 경제 보복) 이후 반토막이 났다.
특히 유니클로는 불매운동 초기 일본법인 임원의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발언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매 표적이 됐다. 이후 유니클로 측은 이후 두차례나 사과문을 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이달 초에는 10년간 운영해온 유니클로 종로3가 지점이 철수 절차에 들어가면서, 불매운동 후 첫 폐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니클로에 이어 불매운동의 화살은 신발 편집숍 ‘ABC마트’로 향하고 있다. 불매운동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로고를 ‘ABE(아베)’마트로 바꾼 이미지가 퍼지고 있는 것. ABC마트코리아의 지분 99.96%는 일본 ABC마트 본사 소유다.
식음료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표 표적이 된 일본맥주의 경우, 불매 운동 한달만에 편의점 CU에서만 전년동기 대비 51%나 매출이 줄었다. GS25도 40.6%나 매출이 급감했다.
특히 수입맥주 1위였던 아사히(롯데아사히주류 수입)의 7월 매출은 GS25의 경우, 500ml 캔 기준 1위에서 7위로 추락했다. 대신 1위 자리는 오비맥주 카스가 차지했다. 국내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들도 일제히 ‘4캔에 1만원’ 등 세일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했다.
이런 가운데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일본 기업 논란에 휩싸이자, 이달 들어 전국 9700여개 점포에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입니다’라는 긴급 안내문을 배포했다.
코리아세븐은 안내문에서 “당사는 미국 세븐일레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본사 측은 소비자 오해를 불식시키고, 가맹점주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란 설명이다.
식품업계도 한일 쌍방간 경제보복 장기전을 우려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2일 “우리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해 수출관리 강화 절차를 밟겠다”면서 “우선 관광, 식품, 폐기물 등의 분야부터 안전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부터 후쿠시마현 포함 인근 8개 현에서 잡힌 28개 어종의 수산물 수입금지 조처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안전 기준을 강화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적극적으로 막을 경우, 일본에서 주원료나 식자재를 수입하는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통업계는 무차별적 불매운동이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상품을 국산으로 대체 불가한 경우도 있고, 단순히 일식이나 일본상품을 판다는 이유만으로 불매를 할 경우 많은 자영업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이는 곧 전반적인 경기 침체,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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