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 별세…日서도 '위안부소녀상' 전시중단 비판

  •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0명으로 줄어

  • 日언론·문화예술인, 소녀상 철거 반발

일본군 위안부(성노예제) 피해 할머니가 4일 별세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서울에 거주하던 A 할머니가 이날 오전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취안부 피해 생존자는 20명으로 줄었다.

A 할머니와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 등의 모든 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정의연은 "할머니가 아프고 고통스러운 기억 모두 잊고 편안하기를 바란다"고 추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영면을 기원하며 일본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배상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브리핑에서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 할머님을 떠나보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죄송스럽다. 고통 없는 곳에서 편안히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 할머님의 눈물을 닦아드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위안부 문제 해결은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와 법적 배상, 그리고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는 것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아베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개인 배상은 물론 국가 차원의 '일본 제국주의 침탈'을 공식적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역사를 부정하는 아베 정부의 반인권적 태도는 국제사회서 고립을 넘어 자멸의 길을 자초하는 것임을 깨닫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31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 개막된 국제예술제에서의 '평화의 소녀상' 전시는 사흘 만에 결국 중단됐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측은 이날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 내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장 입구에 가벽을 설치하고 출입을 막았다. 전날 폐관 시점이 넘어서까지 관람객으로 붐빈 전시장 입구에는 경비 인력이 집중 배치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가벽만을 촬영한 뒤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낮 일장기가 그려진 완장을 찬 일본인이 전시장 바깥을 배회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3일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리고 있는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6시를 기점으로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매년 60만 명 안팎이 관람하는 일본 최대 규모 예술제다.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시를 중단하라는 압력을 행사해 주최측이 부담을 느껴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측은 테러 협박 전화가 빗발치는 등 논란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전시를 계속 진행할 경우 예술제 운영 자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부에서는 문화예술인들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일며, 트리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한 한국 작가들도 작품 철수 절차를 밟는 등 양국에서 역풍이 거세다.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 등 일부 일본 언론이 4일 1면에 보도하며 일부 정치인의 압력 행사와 우익들의 협박을 강력히 비판했다.

아사히신문은 '표현의 부자유전 중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당 전시에선 소녀상 외에도 헌법 9조를 주제로 한 일본의 전통 시가 하이쿠(俳句), 히로히토(裕仁) 전 일왕을 포함한 초상이 타오르는 듯한 영상작품 등 각 미술관에서 철거된 작품들이 선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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