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불교회화실 교체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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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8-0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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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을 수호하는 수호신들', 조선, 1750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이 6일부터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의 전시품을 교체해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깨달음을 향한 여정’이라는 주제 아래 불교회화와 조각, 사경 등을 선보인다. 불교회화실의 ‘주제가 있는 전시’를 통해 가르침이 오가는 설법의 자리에 함께 했던 부처와 신중의 이야기, 깨달음에 정진했던 수행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깨달음을 전하는 자리, 설법의 공간에는 모란꽃을 든 아미타불의 귀한 가르침을 듣기 위해 사천왕을 비롯해 제자, 보살, 천자와 그들이 이끄는 무리가 모여 있다. 꽃을 든 부처의 모습은 ‘공주 마곡사 괘불’처럼 연꽃을 들어 가르침을 전했다고 하는 석가모니불한테 주로 나타나, 꽃을 든 아미타불은 보기 드문 독특한 도상이다.

석가모니불의 설법에 담겨 있는 심오한 교리와 가르침을 정성스레 옮겨 적고, 내용을 그림으로 요약해 표현한 고려시대 ‘법화경 변상도’(사경)도 함께 전시한다. 변상도 속에서 석가모니불의 설법 모습뿐만 아니라 여성의 성불에 대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수만의 청중이 모였던 설법 공간에는 인도의 고대 신에서 비롯된 여러 신들도 함께 있다. 이들은 본래 인도의 신이었지만 불교에 수용돼 부처의 가르침, 즉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 됐다. 조선시대에 제석천을 비롯한 신중은 재해를 없애주고 복과 수명을 늘려주는 신으로 섬겼다. 1750년(영조 26) 그려진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들’은 불교의 두 번째 하늘인 도리천을 관장하는 제석천과 호법신인 천룡팔부중을 보여준다.

목조조각으로 남아 있는 보기 드문 ‘신중상’을 컴퓨터 단층촬영(CT)한 결과, 머리 부분에서 종이로 추정되는 복장물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T 사진을 통해 눈으로 볼 수 없는 ‘신중상’의 내부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나한은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렀으나, 부처가 열반에 든 뒤 미륵불이 나타날 때까지 세상에 머물며 불법을 수호하도록 위임받은 제자들이다. 나한은 신통력으로 중생을 이롭게 해줬고, 옛 사람들은 나한에게 공양하면 현실의 바람이 이루어 진다고 믿었다. 19세기 후반 보암당 긍법이 그린 ‘십육나한’은 나무와 바위, 폭포로 이뤄진 산수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나한들과 그를 따르는 무리를 그렸다. ’십육나한’의 나한 도상은 남양주 불암사 ‘십육나한도’(1897년, 고종 34, 광무 1)처럼 긍법이 그린 다른 그림에서도 확인된다.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굽이치는 파도 위에 앉아 있는 등 나한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3점의 작은 ‘나한도’, ‘호랑이를 쓰다듬는 나한’처럼 귀엽고 친근함이 느껴지는 나한상도 전시한다. 영상을 통해 옛 사람들이 나한에게 의지했던 마음도 살펴볼 수 있다.

중생 구원을 위해 또 다른 깨달음의 길을 걷는 보살을 그린 ‘지옥의 중생을 구원하는 지장보살과 시왕’, 중국에 선종의 가르침을 전한 ‘달마대사 진영’, 인도 승려로서 원나라를 거쳐 고려에 가르침을 전한 ‘지공화상 진영’, 지공의 선법을 이어받은 ‘무학대사 진영’ 등 관련된 21점도 선보인다.

이번 교체전시를 비롯해 불교회화실에서 전시 중인 괘불전 ‘꽃으로 전하는 가르침-공주 마곡사 괘불’과 연계해 ‘전시 속 작은 음악회’를 개최한다. 7일 ‘큐레이터와의 대화’와 연계해 ‘공주 마곡사 괘불’ 앞에서 이상현 퓨전국악 어화 대표의 대금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에서는 ‘오버 더 레인보우’를 비롯해 대금독주곡으로 잘 알려진 ‘청성자진한잎’, 조선시대 풍류음악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영산회상’의 여섯 번째 곡 ‘하현도드리’, ‘아름다운 나라’ 등 다양한 장르의 6개 곡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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