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올해 개최 여부에 대해 청와대가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여부에 "이 회의는 3국이 해왔던 연례적인 정상회담으로, 현재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 교도통신을 인용, 한중일 3국 정상이 오는 12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3국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연례 행사로 개최되긴 하더라도 최근 역사 문제에서 비롯한 일본의 대한(對韓) 경제보복으로 한일 양국이 수교 이래 최악의 갈등 상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개최를 추진한다는 의미여서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직전까지도 한일 갈등이 계속될 경우 3국 정상회의 안건이 역사 및 자유무역 문제 등 한일 간 갈등 이슈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현재로서는 정상회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해 일본 도쿄(東京)에서 회동해 4·27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선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내용의 특별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한 이달 하순에 결정해야 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의 연장 여부에 대해 "기존 입장과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2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유지하는 게 맞는지를 포함해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연장 거부 검토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또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일부 정치권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자 "당이나 여권에서 각자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검토한 바 없고 검토하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더불어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 의향을 밝히면서 한국과 일본에 배치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한 입장 요구에 그는 "'중거리 미사일 배치 의향이 있느냐'고 하니 '그렇게 하고 싶다'라고 미국 국방부 장관이 말한 것이고, 한국·일본 배치할 가능성은 외신이 언급한 것"이라면서 "미 국방부 차원에서 공식 제기한 사안이 아니어서 저희가 공식 답변을 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호주를 방문 중인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간)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렇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답한 바 있다.
이 같은 언급은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의 중거리 미사일 전력 견제에 미국이 본격 나설 계획을 공식화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에 대해선 "이 해협을 지나는 우리 선박들이 많아 그에 대한 검토와 논의를 계속해왔다. 국익 관점에서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을지를 첫 순위에 놓고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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