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테크인사이드] ⑪ 실내 지도 제작하는 네이버, '로봇'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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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9-08-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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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기업 변신 선언 후 실내 공간 데이터 수집, 지도 제작하는 로봇 'M1' 선봬

  • 3D 고정밀 맵 제작, 향후 개발할 로봇에 적용... AR 내비게이션 등에 활용

국내 대표 포털 네이버가 기술기업으로 변화를 선언하면서 가장 먼저 선보인 로봇은 ‘M1’이다. M1은 GPS의 신호가 닿지 않는 실내에서 지도를 제작하는 로봇으로, 2016년 데뷰(DEVIEW) 행사에서 처음 공개됐다. M1은 원뿔 모양에 네 개의 바퀴를 단 로봇으로, 레이저 스캐너와 고성능 카메라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복잡한 대규모 실내 공간을 스캔해 데이터화한다. 네이버가 실내 지도에 꽂힌 이유는 무엇일까.

네이버는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이라는 기술 비전을 내세웠다. 생활환경지능이란 사람이 처한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정보를 자연스럽게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를 로봇에 대입해보면, 로봇이 사람이 사는 공간을 자유롭게 다니면서 정보를 제공하고, 때로는 물건을 전달하는 등 사람의 노동을 대신해야 한다.

로봇이 이같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선 사람이 사는 ‘공간(SPACE)’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미래 사회에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대형 공간에서 로봇에게 커피를 배달시킨다고 가정해보자. 로봇이 커피를 전달하려면 커피숍의 위치뿐만 아니라 주문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등 실내 환경을 알아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로봇이 읽을 수 있는 디지털화된 실내 지도다. M1은 로봇을 위한 실내 지도 데이터를 만드는 ‘로봇을 위한 로봇’인 셈이다.

실내 지도 데이터가 로봇만을 위해 제작되는 것은 아니다. 코엑스와 같이 크고 복잡한 실내에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비즈니스 빌딩에서 미팅룸을 찾거나 넓은 지하주차장에서 차량의 위치를 찾을 때도 유용하다. 실제로 네이버는 M1으로 제작한 지도 데이터에 ‘이미지 기반 측위(Visual Localization)’ 기술을 더해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M1은 정밀한 지도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리얼 타임(real-time) 2D SLAM △인도어 3D 맵 제너레이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2D SLAM은 지도를 데이터화하고 측위까지 할 수 있는 기술이다. M1에 달린 2차원 레이저 스캐너가 실시간으로 실내 지도를 만든다. 카메라가 주변의 이미지 정보를 수집하는데, 이는 로봇 위치 추정에 활용된다.
 

실내 3D 고정밀 지도 데이터 수집, 제작 로봇 M1[사진=네이버랩스]


인도어 3D 맵 제너레이션 기술은 3차원의 공간 데이터를 수집할 때 활용된다. M1 상단에 있는 3차원 레이저 스캐너가 고정밀의 공간 데이터를 모으고, 360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과 더해져 최종적으로 3차원 지도가 생성된다. M1의 자유로운 실내 주행을 위한 ‘패스 플래닝(Path Planning)’ 기술과 장애물 회피 기능도 갖췄다.

M1이 제작한 3차원 맵은 네이버 클라우드에 전송되고, ‘어라운드(AROUND)’와 같은 실재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이 이를 내려받아 활용한다. 네이버는 부산 예스24 중고서점에 어라운드를 시범 운영한 바 있다. 고객이 책장에서 뽑은 책을 직접 넣지 않고 어라운드에 올려놓으면 어라운드가 운반하는 식이다. 책을 진열하는 공간과 고객을 네이버의 로봇이 ‘연결’하는 것이다. 어라운드는 인공지능 기반의 이미지 인식 기술을 적용, M1과 함께 실내 지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지도의 정확성을 유지한다.

네이버랩스 측은 “M1은 네이버랩스에서 개발하고 있는 다양한 미래 기술 중에서도 매우 상징적인 로봇”이라며 “공간을 디지털라이즈하는 혁신적인 매핑 기술은 미래에 찾아올 새로운 공간 기반 서비스들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2월 초청밀 지도·위치 서비스 업체인 히어(HERE)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 사는 실내 지도 구축 과정을 자동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가별 랜드마크의 실내 지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히어는 대규모 지하주차장 데이터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로봇 연구의 최종 목표는 사람들이 사는 공간에서 도움을 주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다. 네이버의 로봇이 국내 1위 포털, 라인 일본 진출을 잇는 성공 신화를 쓸지 주목된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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