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7일(현지시간) 홍콩을 여행하는 미국민에 대한 안전 경보 수위를 2단계로 끌어올렸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2단계는 "여행 경계"를 의미하는 조치로, 1단계 "일반적 주의"보다 높고 3단계 '여행 재고'나 4단계 '여행 금지'보다 낮은 단계다.
국무부는 "홍콩 시위가 경찰의 허가를 받지 않은 지역으로 번지면서 돌발 시위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위 발생 지역을 피하고, 외부 활동을 자제하며, 예상치 못한 대규모 집회나 시위 인근에서는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격화하면서 세계 가국은 홍콩 여행에 대한 경계를 높이고 있다. 앞서 호주와 영국, 아일랜드, 일본, 싱가포르가 홍콩에 여행주의보를 내렸다.
6월부터 9주 넘게 이어진 홍콩 시위는 점차 악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5일엔 송환법 반대를 위해 벌어진 총파업에 약 50만명 이상의 홍콩 시민이 동참하기도 했다. 당시 공항이 파업하면서 항공기 수백대가 결항되고 버스 지하철 운행이 차질을 빚는 등 교통대란이 초래됐다.
시위대가 정부 청사를 공격하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훼손하는 등 중국 국가 주권에 도전하는 행위를 보이자 이를 일국양제(一國兩制, 하나의 국가, 두개의 체제) 원칙을 흔드는 행위로 본 중국 중앙정부는 엄중한 경고를 하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지도부가 사회 질서 안정을 위해 계엄령 같은 비상사태를 선포해 중국군을 홍콩 사태에 투입할 가능성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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