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김조원 민정수석으로 이어지는 2기 사정라인은 비검찰-비사법고시인 '비법조인'을 중심으로 꾸려졌다는 점에서 과거 인사관행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김조원 민정수석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감사원에서 주로 근무한 정통관료다. 시쳇말로 '100% 비법조인'인 셈. 전임자인 조국 장관 후보자도 사법시험 출신이 아니어서 비법조인으로 분류되지만 현직 법학교수이기 때문에 '100% 비법조인'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김 수석은 어느모로 보나 법조인으로 분류할 수 없는 인물이다.
민정수석에 검사가 아닌 사람이 임명된 사례는 적지 않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도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이었다.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전해철 의원도 민정수석에 임명되는 등 참여정부 때에는 비검사 출신의 민정수석이 줄줄이 배출됐다.
검찰 출신도, 사법시험 합격자가 아닌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이 사정라인을 채우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날개를 달게 됐다. 법무부와 청와대의 입김에서 사실상 완전히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직 검찰고위직 출신의 한 법조인은 '박근혜 정부 시절 우병우 민정수석'을 예로 들면서 "장관이나 민정수석이 검사 출신이면 검찰의 생리도 잘 알고 검찰 내 인맥도 많기 때문에 총장이 말을 안 듣더라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사도, 사법고시 출신도 아닌 장관과 민정수석이 그 같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민정수석은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감찰기능과 법률적 조언만 맡고, 법무부는 행정부의 법률적 대표로 인사권과 예산권으로 검찰을 간접통제할 뿐 수사와 소추에는 관여하지 않는 민주국가의 기본원칙이 드디어 구현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검찰총장에게 힘이 쏠리면서 향후 진행될 '적폐수사 시즌2' 역시 전적으로 윤 총장의 의지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조계에서는 가을부터 본격화될 '적폐수사 시즌2'는 주로 기업과 경제분야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재벌의 탈세나 횡령배임 등 전통적인 분야는 물론 부정채용과 취업비리, 경영권 편법승계, 노조탄압 등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이슈에 대한 수사에 힘이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취업비리나 노조탄압, 경영권 편법승계 등에 대한 수사가 횡령-배임사건 등 전통적 기업관련 수사보다 훨씬 수월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횡령이나 배임사건은 검찰수사가 몇 차례 반복되면서 기업들도 어느 정도 대비를 하고 있지만 아직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채용관련 문제나 노조탄압 부분은 대비가 느슨한 만큼 증거수집이나 진술확보가 그만큼 용이할 수 있다는 발상이다.
복수의 검찰관계자는 "특정 유형을 꼭 집어서 수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부정채용이나 노사문제 등에 있어서 기업들이 위법성을 심각하게 인식하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라고 에둘러 인정하기도 했다.
법조계 주변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삼성그룹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추석 이후 다른 기업 관련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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