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제 살 깎기·절교'와 유사한 방안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그것도 저축은행권과 대부업권에서 각각 선두를 달리는 일본계 금융사 SBI저축은행과 산와대부(산와머니)의 일이다.
두 금융사의 매각·철수설은 일본계 금융사로서 국내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한일 관계 경색 탓에 두 금융사의 매각·철수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최근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대주주인 일본 SBI그룹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향후 SBI저축은행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탓이다.
거기에 최근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일본 대주주에 대한 배당이 '국부 유출'이라는 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결국 금융권에서는 SBI그룹이 배당을 통해 수익을 얻기가 더 어려워진 탓에 매각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우선적으로 지난해 국내 법정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24%로 하향조정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산와대부는 일본 모그룹이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파산하는 것을 경험했다. 때문에 법정 최고금리 인하 조치가 가속화되는 국내에서도 영업할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이번 한일 관계 경색도 산와대부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일본 관련 상품·서비스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일본계 대부업체로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산와대부가 신규대출 중단을 더 장기간 유지하기로 결정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일본계 금융사가 영업하기 좋은 시기가 아니라 국내를 떠나는 것을 검토해볼만하다"며 "하지만 SBI저축은행이나 산와대부의 사례를 볼 때 한일 관계 탓에 떠나야겠다고 마음을 먹더라도 단기간에 떠나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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