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간식 과일퓨레, 사실상 ’설탕 덩어리’…당류 섭취량 최대 124% 초과

식약처에 '영유아용 식품 안전·표시 공통기준 개선 필요' 요청

과일퓨레 제품들 [사진=한국소비자원]

생과일을 잘 못 먹는 영유아를 위한 간식대용 제품인 ‘과일퓨레’가 사실상 ‘설탕 덩어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은 13일 시중에 유통·판매중인 영유아용 과일퓨레 20개 제품의 당류 및 중금속(납, 카드뮴, 비소) 함량을 조사한 결과, 중금속은 기준치 이내로 검출돼 적합했으나 당류 함량이 높아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일퓨레(fruit puree)는 과실을 파쇄해 얻어낸 걸쭉한 상태의 액상 제품으로, 장시간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휴대가 용이해 생과일을 잘 먹지 못하는 저연령의 영유아에게 영양공급 및 간식대용 목적으로 꾸준히 소비되고 있다.

소비자원이 이번에 조사한 과일퓨레 국내제품 4개, 수입제품 16개(해외직구 3개 포함) 등 총 20개 제품의 당류 함량은 1회 제공량당 8.8g~17.1g(평균 12.6g)으로 분석됐다.

이는 만 1세 미만 영아가 1개를 섭취할 경우 1일 당류 최소 섭취 기준량(13.8g)의 63.8%~124.6% 수준에 이른다.
 

과일퓨레, 1일 당류 섭취 기준량 대비 제품별 당류 함량[표=한국소비자원]

특히 영유아용 과일퓨레는 걸쭉한 액 형태로서 생과일을 그대로 먹기 어려운 영유아에게 간식용도로 제공되나, 일반적으로 한 번 개봉하면 1개를 모두 소비하는 제품 특성상 균형있는 영양공급이 중요한 성장기 영유아에게 당류 과잉 섭취를 초래할 수 있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또한 20개 제품 중 17개 국내 제품은 성인 열량(2000kcal) 기준으로 1일 영양성분 함량을 표시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 당류 함량이 영유아에게 높은 수준임에도 비율(%)이 낮게 표시돼 있어, 영유아의 연령별 섭취 기준량 대비 비율(%)로 함량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

소비자원은 조사대상 20개 전 제품은 영유아를 섭취대상 제품군으로, 해외직구 제품(3개)을 제외한 국내 제품은 ‘일반가공식품(13개)’과 ‘특수용도식품(4개)’으로 분류돼 있는 점도 문제로 봤다. 

식품유형에 따라 중금속·보존료 등 유해물질의 기준이 다르거나 없어, 영유아용 식품 공통기준에 안전기준을 통합·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특수용도식품과 달리 일반가공식품은 섭취가능 월령표시가 금지돼 있어 소비자가 직접 제조사에 문의해야 하고, 영유아 섭취방법 및 주의사항은 표시의무 없어 영유아용 식품 공통기준에 표시기준도 개선·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영유아 당류저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정책 홍보 강화 △‘영유아를 섭취대상으로 표시해 판매하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유해물질 및 표시에 관한 공통기준 마련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