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는 13일 중앙쟁위대책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14일부터 20일까지를 성실교섭 기간으로 정하고 집중교섭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종 파업 여부 결정을 7일간 미룬 셈이다.
대신 오는 19일까지 각종 현안과 관련된 협의를 모두 매듭짓는다는 방침이다. 19일부터는 특근 거부(비생산 포함)에 나선다. 이후 파업 관련 일정은 20일 쟁의대책위 2차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30일 파업 관련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 70.5% 찬성을 얻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도 받아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여름휴가 이후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할 거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그러나 대외 경제여건이 생각보다 어렵게 돌아가자, 투쟁 수위를 다시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기아자동차 노조도 전날 쟁대위 1차 회의를 열고 즉각 쟁의행위 결의 대신, 2주간 집중교섭을 먼저 실시하기로 했다. 오는 26일 2차 쟁대위를 열고 향후 파업 관련 일정을 논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쟁의행위에 방향성은 (현대차 쟁의대책위) 2차 회의가 열리는 20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노조의 향방은 한국GM과 르노삼성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노조는 14일 조합원 총력결의대회를 열고 내부 결집을 시도한다. 현재 노조 측은 사측의 임금협상안 일괄 제시를 요구하며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잡고 있다. 임한택 한국GM 노조 지부장은 “노조도 한국의 경제 상황이 엄중한 것을 모르지 않는다”면서도 “사측의 전향적인 제안이 없으면 더 높은 투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차는 이르면 이주 후반부터 올해 임단협을 위한 실무 협의 단계에 돌입할 전망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 15만3335원 인상을 포함한 요구안을 준비 중인 걸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기아차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에 강도 높은 갈등이 전망되지만, 일각에서는 한·일 경제이슈로 예상보다 빨리 합의점을 찾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르노삼성은 완성차 업체 중 일본 부품 의존도가 가장 높다. 그만큼 이번 사안에 따른 피해가 가장 우려되는 셈이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완성차 노조를 향해 파업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총리는 “대외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에 일본의 경제공격도 받고 있다”며 “지금은 노사간 대립이 아닌 대화와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완성차 노조는 파업을 자제하고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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