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들지 않는 일본에 대한 분노...이번엔 DHC·한국콜마 ‘핀셋 불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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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수습기자
입력 2019-08-1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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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들이 유니클로 제품 배송 거부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소수 기업을 표적으로 삼는 ‘핀셋 불매운동’이 퍼지고 있다. 핀셋 불매운동이란 명분이 뚜렷한 타깃을 핀셋처럼 설정해서 집중적으로 불매운동을 펼치는 것을 뜻한다.

지난달에는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에 집중적 불매운동이 일어났다면, 이달은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와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 한국콜마에 대한 ‘핀셋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11일 유니클로 본사 격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그룹의 임원이 “한국의 불매운동은 얼마 안 갈 것”이라고 발언해 여론의 집중적 비난을 받았다. 유니클로는 여름 성수기임에도 한 달 만에 매출이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DHC는 최근 일본 본사의 자회사인 ‘DHC 텔레비전’에서 혐한 발언 방송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DHC코리아는 “일본에서 방송된 출연진의 발언에 한국지사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갑작스러운 상황에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대처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사과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과 입장문에도 불구하고 DHC 불매운동은 날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사과문은 혐한 발언을 한 DHC 일본 본사가 반성한 게 아닌 한국 지사의 입장일 뿐이라는 게 이유다. SNS에서는 #잘가요DHC라는 해시태그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국내 온, 오프라인 화장품 매장들은 DHC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물건 배치를 옮겼다.

최근 DHC불매운동에 참여한 대학생 최 씨는 “평소 싸고 좋아서 DHC제품을 사용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변에서도 일본 자체보단 잘못된 브랜드만 불매운동한다”고 말했다.

최근 직원 조회에서 '막말·여성비하 유튜브 영상'을 틀어 물의를 일으킨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콜마도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지난 7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임직원 월례조회에서 일본을 찬양하고, 여성을 혐오하는 발언이 담긴 영상을 튼 것이 화근이 됐다. 한국콜마는 곧바로 9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윤동한 회장이 11일 사퇴를 선언했으나 민심을 돌릴 수 없었다.

한국콜마 불매운동은 SNS를 통해 한국콜마가 만든 화장품 리스트가 급속히 펴지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GS숍, 롯데홈쇼핑 등 홈쇼핑 업계도 한국콜마 제품 편성을 제외하거나 연기하며 등을 돌리고 있다.

쇼핑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있어서 부담스러운 점이 없지 않아 있다”며 “한국콜마 제품 방송 후 일부 소비자들의 불만이 들어와 일단 편성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불매운동이 지속 되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여론도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의 경우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자체 제작과 납품이 불가능하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제조만 맡아 다양한 중소기업에 납품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한국콜마 논란 전 이미 납품을 받은 중소기업들은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홈쇼핑 관계자는 “이번 불매운동에 엉뚱한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중소기업 업체나 직원들이 아무 이유없이 피해를 입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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