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란 유조선 나포 해제 결정...국제유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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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9-08-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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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 원유 수송 불가 관련 이란 입장 확인"

  • 美나포 해제 중단 요청...이란 "법 남용 해적질"

영국령인 지브롤터 당국이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를 나포한 지 40여일 만에 나포를 해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고조되던 긴장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의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브롤터 당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 정부에서 받은 확약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제재를 유지하기 위해 '그레이스 1'호를 법적으로 억류할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가 '그레이스 1'호에 실린 원유를 시리아에 수송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지브롤터 당국은 지난달 4일 EU의 제재를 어기고 시리아로 원유를 운반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그레이스 1'호를 나포했다.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을 나포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깊어졌다.

양국 갈등의 단초였던 '그레이스 1'호가 풀려나면 이란 역시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억류 중인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풀어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그레이스 1'호가 당장 풀려나기 어려운 만큼 갈등 해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지브롤터 당국은 이날 '그레이스 1'호를 풀어주려 했으나 미국 정부가 나포 해제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미국의 요청으로 인해 '그레이스 1'호가 당장 지브롤터를 떠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 유조선 나포는 100% 불법이었던 만큼 (나포 해제는) 당연한 결정"이라며 "미국 정부가 지브롤터 당국에 나포 해제를 보류하라고 요청한 것은 우리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 법제도를 남용한 '해적질'의 시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이란 유조선 나포 해제 소식에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대비 배럴당 1.4%(0.76달러) 떨어진 54.4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3시7분 현재 배럴당 2.29%(1.36달러) 내린 58.12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남부 영국령 지브롤터 해안에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가 지브롤터 당국의 법적 판결을 기다리면서 억류돼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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