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이상국 논설실장의 '뉴스의눈']지난 14일 광복절 전날, 아주경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축사 내용에 관해 청원하면서, 일본에 대해 불필요한 자극을 할 수 있는 말을 삼가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과연 대통령은 그 부분에 조심을 하신 것 같다), 이제 보니 북한에 대해 불필요한 자극을 할 수 있는 말을 삼가는 게 좋겠다는 내용을 좀더 강조해 표현했어야 하는 걸 그랬다.
평화경제란 말은,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북한의 뜻과 잘 맞춰야 하는 일인데 이쪽에서 일방적으로 주창하는 걸 김정은이 달갑게 여기긴 어렵다. 그들은 한국이 이런 방식으로 남북관계를 주도하면서 앞서 나가는 것을 불편하고 불안하게 여기는 것 같다. 미국과의 협상을 앞두고,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별도 관리하겠다는 선언을 하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과 연계하여, 광복절 전의 대남 비방 기조를 최고조를 끌어올렸다. 작심한 듯 하다.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며, 험악한 쐐기를 박고 있지 않은가. 다음은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오늘 쏟아낸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에 차를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 2019.8.12 scoop@yna.co.kr
경축사를 발표한 문대통령을 향해 "보기 드물 게 뻔뻔스러운 사람"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 "어떻게 책임지려고 함부로 뇌까리는가" 따위의 욕을 퍼부으며, 인내심을 시험한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을 향해, 일단 북한이 세게 흔들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향후의 남북회담까지 일단 보이콧하는 선언도 했다. 이게 대통령 경축사에 대한 가장 신랄하고 심각한 논평이 되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다. 이 리얼리티와 희망적 미래의 격차를 냉혹하게 인식하는 것이, 현재로선 시급한 당면과제가 아닐까 싶다.
이상국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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