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국고채 장단기 금리차 11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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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19-08-1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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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가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2bp(1bp=0.01%) 내린 연 1.150%, 10년물은 5.6bp 내린 연 1.229%에 장을 마감했다.
 
3년물과 10년물 금리차는 불과 7.9bp로 2008년 8월 12일(6.0bp)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3년물과 10년물뿐 아니라 장·단기물이 모두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14일에는 3년물(연 1.149%)은 추가 하락했지만 10년물(연 1.231%)은 조금 오르면서 3년물과 10년물 간 금리차가 8.2bp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조금은 벌어졌다.
 
통상 채권금리는 단기물보다 장기물이 더 높지만 투자자들이 향후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볼 때는 장단기 금리차가 줄고 심한 경우에는 역전 현상도 일어난다. 이에 따라 장단기 금리차 축소나 금리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도 여겨진다.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불거진 가운데 국고채 금리차도 최저 수준으로 좁혀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14일(현지시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연 1.619%까지 떨어지면서 2년물 금리(연 1.628%)를 밑돌았다.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물과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의 금리 격차는 특히 중요한 경기 침체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시장에서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뒤집힌 것은 200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장단기 금리 역전 후 1년여만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중 무역갈등이 촉발한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장단기 금리 역전과 금리 하락세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일본과 무역갈등이 전산업 부진으로 확장될지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번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을 경기침체 우려로 평가하기에는 시기 상조라는 진단도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과거 미국채 10년·2년 금리 역전은 경험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해 중요한 선행지표 역할을 해왔지만 2가지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사항이 있다"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30년·2년물 역전 현상이고, 30년·2년물 역전부터 경기침체까지도 1년 남짓 시차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금리 역전 현상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등 과거와 다른 변수들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아 최근 금리 변화와 장단기 금리 축소 현상을 해석하는 데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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