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유가에 '청개구리 투자자'만 벌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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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기자
입력 2019-08-1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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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처럼 유가 하락에 돈을 건 투자자가 재미를 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16일(현지시간) 배럴당 54.87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6% 넘게 내렸다.

◆유가 상승에 베팅한 개미 줄손실

유가가 오를 거라는 쪽에 돈을 건 개미는 줄줄이 손실을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타이거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는 3개월 사이 27%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삼성자산운용 '삼성 코덱스 WTI 원유선물 ETF' 수익률도 같은 기간 -15%를 기록했다.

반대로 유가가 내려야 돈을 버는 상품은 짭짤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타이거 원유선물 인버스 ETF'는 3개월 동안 10%가량을 벌었다. 삼성자산운용 '삼성 코덱스 WTI 원유선물 인버스 ETF'도 비슷한 수익을 내고 있다. 두 상품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하는 WTI 원유선물 가격을 거꾸로 추종한다.

유가 전망은 연초만 해도 밝았다. 70달러를 넘어설 거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WTI는 상반기 66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전 세계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WTI는 이달 한때 51달러선까지 밀렸다. 가파른 하락세는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경기부양에 나설 거라는 소식에 겨우 잦아들었다.

◆유가 50달러 밑돌 가능성에 무게

추가적인 유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년 전처럼 50달러를 한참 밑돌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중 무역분쟁도 타결은커녕 상시화할 조짐마저 보여주고 있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WTI 가격이 다시 50달러를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며 "주요 산유국이 감산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고, 중국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전망까지 어둡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얼마 전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성장률이 미·중 무역 분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2020년에는 석유 수요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유럽 석유협회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올해 1~5월 석유 수요가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속도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하반기로 갈수록 셰일오일 생산을 늘릴 것"이라며 "감산 의지가 약한 주요 산유국도 공급을 꾸준히 확대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원유시장은 하락 위협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상품시장만 춤추고 있는 게 아니다.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은 주식·외환시장도 흔들고 있다. 코스피는 하반기 들어 2130.62에서 1927.17로 9.55% 하락했다. 코스닥은 같은 기간 14% 넘게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이 기간 1183.1원에서 1210.8원으로 27.7원 올랐다. 두 달도 안 돼 2% 넘게 평가절하됐다. 연초에 비하면 원화가치가 9% 가까이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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