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회사들을 살펴보면 베이커리부터 제과·주류·라면·빙과 등 각자 주력 품목이 다양하다. 재미있는 점은 회사와 직원의 특성(?)이 맞아 떨어질 때도 있다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나 롯데주류 등 주류회사 사람을 만나면 “술 잘 드시나 봐요”라는 인사말을 건네는 경우를 종종 본다. 주류회사 직원은 겸양의 손사래를 치며 “술 만드는 회사라고 술만 먹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지만, 그들은 정말 대체로 술을 잘 마신다.
그런데 다년간 지켜본 결과, 한국야쿠르트도 주류회사 홍보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술을 즐기는 홍보팀 기준, 최상과 최하를 제외한 평균치로 추정했을 때 얘기다.
17일 픽미(Pick味) 편은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회사 직원들이 왜 술을 잘 마실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술이 술술, 분위기 좋은 곳으로 유인
“에이, 별말씀을요. 그런가요?”
김모 한국야쿠르트 과장은 마치 주류회사 직원의 흔한 반응처럼 쑥스러워했다. 주변의 누군가 주량 얘기에 이 같은 반응을 보인다면 그 사람은 진짜일 확률이 높다.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분위기 좋은 곳으로 김 과장 등 한국야쿠르트 직원 2명을 유인했다. 매콤한 양념에 자작하게 끓여낸 닭볶음탕과 함께 시원한 소맥(소주+맥주)을 곁들이면 본사 직원들만 먹는 좋은 게 뭔지 실토할 것 같았다.
그들이 꺼낸 병 두 개는 ‘쿠퍼스’와 ‘장케어 프로젝트 MPRO3(엠프로쓰리)’였다. 제품명은 익히 아는데 유산균 발효유라 부르는 걸쭉한 흰색 액체를 술상에서 마셔보긴 처음이었다.
“잠깐만요! 바로 마셔야 합니다.”
제품을 손에 쥐자마자 김모 과장이 다급하게 외쳤다. 동석한 회사 선배는 이미 뚜껑 안에 흰색 알약 두 개를 습관적으로 손바닥에 덜었다. 곧바로 병 안의 내용물이 손에 쏟아지는 대참사를 겪었다. 잊지 말자. 쿠퍼스, MPRO3 마실 때는 뚜껑 돌리고 바로 입으로 털어 넣는 거다.
한국야쿠르트 설명에 따르면 뚜껑 안에 든 알약은 ‘밀크시슬’이다. 밀크시슬은 최근 애주가들에게 용왕님 병을 고치는 토끼 간과 같은 존재로 추앙받고 있다. 그래, 그냥 자사 제품 홍보는 아니구나! 막연한 의문에서 시작한 체험기가 과학적인 근거를 확보했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했다.
술자리에 가기 전 우유를 마시면 위벽을 감싸준다는 얘기도 생각이 났다. 어쨌든 발효유도 유제품에 속하니까.
쿠퍼스와 MPRO3로 자신감을 충전한 후 우리는 무릉도원으로 박차를 가했다.
◆한국야쿠르트 직원들도 정기배송···“아침 이상 무”
전날 2차까지 소맥 잔치를 벌였음에도 다음 날 아침 두통이나 메슥거림은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폭음을 한 탓에 물먹은 솜처럼 몸이 무겁긴 했다.
플라시보 이펙트(위약효과, 환자가 가짜 약을 진짜 약이라고 생각하고 복용하면 놀랍게도 가짜 약이 진짜 약처럼 힘을 발휘하는 기이한 현상)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쯤, 동석했던 선배에게 카카오톡이 왔다. 마찬가지로 기분 탓인지 좀 가뿐한 것 같다는 얘기였다.
간 건강기능식품인 ‘쿠퍼스’는 2004년 기능성 발효유로 출발해 2009년 건강기능식품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로 진화했다.
우리가 전날 마신 쿠퍼스는 두 가지다. 먼저 2013년 출시한 ‘쿠퍼스 프리미엄L’은 뚜껑에 정제 형태의 밀크씨슬을 넣어 알콜성 간 손상에 도움을 주도록 했다. 용기에는 액상 형태의 헛개나무 추출분말을 함유한 이중캡을 적용했다.
‘쿠퍼스 프리미엄C’는 간과 콜레스테롤 건강에 효과가 있다. 식약처 인증 원료인 홍국과 은행잎추출물을 정제로, 헛개나무 추출분말 2460㎎을 액상으로 만들어 담았다. 헛개나무 추출분말은 알코올 해독과 피로회복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제품 ‘MPRO3’는 한국야쿠르트가 가진 유산균 3종(HY2782·HY8002·HY7712)의 조합으로 위-장-간을 한꺼번에 보호한다.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세계소화기학회 2019’에서는 한국야쿠르트 특허 유산균 MPRO3를 연구 발표했다. 대장암 수술 환자의 수술 전‧후 MPRO3 유산균 섭취가 장내균총 정상화에 도움을 주고 암환자에게 사용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의 안전성도 확보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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