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루키’ 임성재(21)가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상 탄생을 예약했다. 올 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임성재는 상위 30명만 출전하는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올 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신인 가운데 투어 챔피언십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 임성재가 유일하다.
임성재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메디나에서 끝난 PGA 투어 BMW 챔피언십(총상금 925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해 출전선수 69명 가운데 공동 11위를 차지했다.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로써 임성재는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페덱스컵 랭킹 24위에 올라 상위 30명만 출전하는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따냈다. 한국 선수가 투어 챔피언십에 나가는 건 2016년 김시우 이후 3년 만이다. 또 역대 플레이오프 최종전에 출전한 한국 선수도 최경주(2007·2008·2010·2011년), 양용은(2009·2011년), 배상문(2015년), 김시우(2016년)에 이어 임성재가 다섯 번째다.
임성재는 투어 챔피언십 진출로 2019~2020시즌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디오픈, US오픈,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과 HSBC 챔피언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출전할 자격도 획득했다.
◆PGA 투어도 예고한 신인왕
한국 남자골프의 미래로 꼽히던 임성재가 ‘될성부른 떡잎’으로 본색을 드러낸 건 지난해였다. 임성재는 PGA 투어의 등용문인 웹닷컴 투어(2부 투어) 데뷔전 바하마 클래식에서 덜컥 우승을 이룬 뒤 포틀랜드오픈을 제패해 그해 2승을 챙기고 상금랭킹 1위를 차지했다. 정규시즌 개막전과 마지막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그는 꿈의 무대였던 PGA 투어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당시 PGA 투어에서는 2019시즌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로 임성재를 꼽았다. 웹닷컴 투어에서 1년 내내 상금랭킹 1위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고 상금왕에 오른 선수는 임성재가 유일했다. 특히 임성재는 19세 9개월 17일의 역대 웹닷컴 투어 두 번째 최연소 우승자였다. 최연소 기록보유자는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19세 7개월 26일)였다. PGA 투어가 웹닷컴 투어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을 동시 석권한 임성재를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내세운 건 당연했다.
임성재는 올 시즌 기대에 부응하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아직 우승을 이루진 못했지만, 3월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3위를 기록하는 등 7차례나 ‘톱10’에 들었다. 임성재의 신인상이 유력한 이유는 페덱스컵 랭킹이다. 2007년 페덱스컵 제도가 도입된 이후 해당 시즌 신인 가운데 페덱스컵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가 예외 없이 신인상을 받았다. 이변이 없는 한 임성재의 신인상은 예약된 셈이다.
◆아시아 최초 도전, “설레고 행복해”
임성재가 신인상을 받으면 최경주와 양용은도 이루지 못한 한국 최초의 영예를 안게 된다. 2012년 재미교포 존 허가 신인상을 받았으나 국적은 미국이다.
또 임성재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최초의 신인왕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 1990년 PGA 투어 신인상이 제정된 이후 아시아와 유럽 국적의 신인왕은 없었다.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은 22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개막하며, 신인상 수상자는 시즌 종료 후 투어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임성재는 “이번 시즌 목표가 투어 챔피언십에 나가는 것이었는데 목표를 이뤄내 기쁘다. 초반에 버디가 많이 나와 부담 없이 중반 이후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며 “아시아 최초로 신인상을 받는다면 영광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만족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주가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대회였고 또 어제와 오늘이 특히 중요한 날이었는데, 또 이렇게 좋은 스코어를 내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투어 챔피언십에 처음으로 나가게 돼 너무 설레고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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