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가 의뢰하고 닛케이리서치가 실시한 이번 조사는 일본 중대형 기업 504곳을 상대로 지난달 31일부터 이다 14일까지 진행됐다.
아베 정부는 지난달 4일부터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했고, 이달 7일에는 수출우대국인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시행령을 공포, 오는 28일부터 발효를 예고한 상태다.
이와 관련, 조사에 응답한 기업 가운데 73%는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대한 아베 총리의 설명을 납득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20%는 '완전히' 납득한다고 답했고, 53%는 '어느 정도' 납득한다고 말했다.
반면 가뜩이나 세계 경제 사정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대한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 관계 악화, 기업 이익 감소, 일본 기업의 장기 경쟁력 약화 등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도매기업 관리자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우리(일본)가 침체 위기에 있는 상황에서 경기 하강을 가속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WTO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를 두고 양국이 맞붙을 경우 일본이 승리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94%에 달했다. 한 기업 관리자는 "일본의 주장이 설득력 있다. 미국을 포함해 어떤 나라도 한국 편을 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과거 한·일 간 WTO 분쟁 기록은 일본의 편이 아니다. 지금까지 WTO에서 한국과 일본이 벌인 무역분쟁은 총 6건인데, 이 중 마무리된 3건의 경우 모두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4월 후쿠시마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처를 둘러싼 분쟁에서 한국이 승소한 게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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