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는 2000년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대형 게임을 퍼블리싱하며 이름을 알린 1세대 게임회사다.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드론, 블록체인, 헬스케어, 교육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영역확장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올 상반기 자체 IP를 활용한 모바일 리듬게임 ‘클럽오디션’으로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권역에 진출했다. K-게임 붐을 일으키며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핏데이’, ‘런데이’는 2030대 여성 수요를 확보하며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다. 핏데이와 런데이는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 밖에도 정부 과제로 개발한 '증강현실(AR) 기반 재난대응 통합훈련 시뮬레이터'는 이달 중 시범 사업을 마치고 전국 지자체 대상 발주에 돌입한다. AI 프로젝트 ‘다니’의 음성인식 서비스는 연내 상용화를 앞두고 있고, 블록체인 플랫폼 ‘브릴라이트’도 게임업계에 안착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T3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 있는 IT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IT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한빛소프트를 이끌고 있는 김유라 대표를 20일 본지가 만났다.
-대표 취임 4년차인데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면.
"통신사·교육회사·지방자치단체 등 이종업계와 적극 만나 한빛소프트가 가진 역량을 어떤 식으로 접목할 수 있을지, 타 업계의 니즈는 무엇인지 고민해 왔다. 덕분에 ‘한빛소프트가 안 하는 사업이 뭐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신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세상을 향한 오디션’에서 실패와 성과를 경험하며 위기를 견딜 수 있는 단단한 경영 체력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최근 4개 분기 연속 흑자로 현재까지는 약속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대 실적 목표를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클럽오디션이 태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성과를 냈고 앞으로도 지속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상당한 매출 신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종산업 간 협업 등 종횡무진의 구체적 성과는.
"헬스케어 앱인 '핏데이'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회사인 한빛드론은 최근 SK텔레콤의 T라이브 캐스터에 국산 드론기체와 솔루션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행정안전부와 4개년 프로젝트로 진행한 '증강현실(AR) 기반 재난대응 통합훈련 시뮬레이터'는 대규모 비용절감이 가능해 정부 관계자들의 호응이 높다. 울산, 대구, 청주 지자체 등에서 시범테스트를 진행해 의미 있는 결과를 냈다. 이종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상호간 시너지를 경험했다. 개발자 중심의 모회사 T3와 한빛소프트 경영 노하우가 시너지를 낸다면 향후 IT종합회사로의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
-게임업계 여성종사자로서 강점이 있다면.
"요즘말로 ‘갬성(감성)'이라고 하는 게 강점이지 않을까. 특유의 섬세한 소통능력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내 방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할 만큼 20대 사원도 가감 없이 방문해 의견을 내고 있다. 유연한 조직문화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또한 누나 같은 마음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요시 여기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직원들의 ‘워라밸’을 소중히 하는 회사다. 포괄임금제도 이미 2018년 1월 1일부터 선제적으로 폐지했지만 직원들의 임금수준이 낮아지지 않았다. 내년부터 적용될 주 52시간제 대응을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직급을 과감히 폐지하고. 모든 직원 간에는 "○○님"으로 호칭한다. 이 밖에 직원 자기개발비 지원, 휴양시설(콘도) 제공, 출산 지원(산전·후 휴가, 육아휴직) 등도 시행하고 있다."
-하반기 사업 목표 및 향후 계획은.
"하반기 ‘도시어부’, ‘란부 삼국지난무’, ‘오디션퍼즐’ 등 모바일 신작 게임 3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란부 삼국지난무는 일본 스퀘어 에닉스와 공동 개발 중인 대작 타이틀이다. 삼국지라는 IP로 한·중·일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북미·유럽권에서도 동양의 삼국지 스토리에 관심을 갖고 있어 상당한 가치가 있다. 올해 e스포츠 정식종목으로 승격된 PC 오디션 대회가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7~8월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에 이어 연말 제3회 오디션 글로벌 토너먼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축제의 장을 만들어 드리겠다. 하반기에는 브릴라이트 메인넷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유저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 헬스케어 앱 ‘핏데이’, ‘런데이’의 영문·중문 서비스도 연내 출시된다. 간판게임 모바일 ‘클럽오디션’은 연내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출시할 예정이다. 향후 한류의 인기가 높은 남미 지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모회사 T3엔터테인먼트 상장··· 시너지 낼 수 있을까.
"T3엔터테인먼트는 '오디션' 개발사로 PC·모바일·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의 개발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8년 5월 한빛소프트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개발과 퍼블리싱의 시너지 효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상장 이후 T3는 개발회사, 한빛소프트는 사업회사로서의 역할을 더욱 명확히 하고 시너지를 높이게 된다. T3의 코스닥 상장으로 확보되는 자금은 신규 게임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다양한 신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의 사업 시너지가 극대화되고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통해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산업의 위기 대처 방법이 있다면.
"한·중, 한·일 관계 등 국제 정세는 민간 기업이 제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기업은 정치의 흐름으로 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회사에는 일본, 미국, 러시아, 독일 등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어 글로벌 회사들과 즉각적으로 소통하고 업무에 효율적으로 응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한빛소프트만의 콘텐츠 차별화는.
"한빛소프트도 구글 스타디아 등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스트리밍 게임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5G 등 초고속 통신 전국망이 조기에 구축돼야 하고, 보안에 허점도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스트리밍이라는 플랫폼에서 가장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게임사로서는 숙제다. 명색이 빅데이터 기반 IT전문 회사인데 게임사업을 하면서 20여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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