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람 “시위대와 대화 플랫폼 즉각 마련할 것”

주말 폭력없이 마무리된 시위, '평화의 한 걸음'

송환법 완전 철회 등 요구사항엔 '묵묵부답'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큰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된 지난 주말 시위가 앞으로 평온을 되찾기 위한 노력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며, 정부도 시위대와 대화를 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20일 홍콩명보에 따르면 이날 람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가 평화로 돌아가길 바란다”며 “정부는 배경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림 장관은 이어 “대화 플랫폼은 현재 홍콩 상황을 이해하고, 사태를 해결할 방안을 찾기 위한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람 장관은 아직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의 완전 철회 등 시위대 요구사항과 관련해서는 “송환법은 이미 죽었다”라는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람 장관의 기자회견은 18일 홍콩 시위가 경찰과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람 장관은 앞서 이달 초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격화하자, 폭력이 중단된 뒤 양측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홍콩 시위 사태는 지난주 시위대에 의한 홍콩 국제공항 점거 및 중국인 폭행 사태로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이라는 벼랑 끝으로 치달아왔다. 그러나 이후 '중국이 개입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조기에 종료될 경우 지금의 자유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무력 개입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었던 이날 집회가 평화적으로 끝남에 따라 중국이 당장 무력 개입할 명분은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에서는 6월 홍콩인을 중국으로 송환할 수 있는 범죄인 인도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가 반중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다. 최근에는 이 시위가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권 확대 요구로 진화했으며, 11주째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