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전자산업의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자동차와 산업용 로봇 분야의 부진으로 미뤄 당분간 중국 전자 부문의 침체가 계속될 공산이 크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IT 업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2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의 컬러TV, 반도체, 휴대전화 생산 대수가 일제히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 산업의 대표 품목인 컬러TV 생산은 총 1405만대로, 1년 전(1천415만대)보다 1.7%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17년 8월 이후 근 2년 만에 처음으로, 전달보다는 11.2%나 줄어들었다.
정보통신기기를 대표하는 휴대전화도 1억5126만대로, 0.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하반기부터 부진을 이어가다가 올 5월에는 모처럼 증가세(1.0%)로 돌아섰으나 한달 만에 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내수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가 되면서 새로운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아이폰 생산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전자부품 가운데서는 집적회로(반도체)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줄어든 149억개에 그쳤다. 지난 5월에는 1년 전보다 6.7% 증가하며 회복 기대감을 키웠으나 글로벌 IT 수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KEA는 "전장부품의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 설비투자의 주요 지표인 산업용 로봇의 생산이 6월 두자릿수로 감소했다"면서 "이는 (중국 전자업계가) 향후 상당 기간 침체할 것임을 예측하게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의 자동차 생산은 지난달 196만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2%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7월 이후 무려 12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산업용 로봇도 1년 전보다 11.0% 줄어든 1만3680대를 생산하는 데 그치면서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IT 수요 위축과 미중 무역분쟁 영향 등으로 전자제품 및 연관 제품의 생산 위축이 가시화하고 있다"면서 "다만 태양전지 등 친환경 관련 품목의 생산 증가세는 이어졌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을 위협하던 중국의 전자산업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호재로 여겨질 수 있다"면서 "다만 전세계 IT 업계의 부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낙관론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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