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사장’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자사주 대량 매입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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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9-08-2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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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00주, 1억9000만원치 매입...‘막말’ 갑질 논란에도 사장 승진

  • 2분기 실적 악화로 위기감...‘신동빈의 남자’ 유임 주목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사장)가 자사주를 6000주나 매입했다. 매입당시 가격으로 1억90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롯데그룹 오너 일가도 아닌 ‘월급 사장’인 이동우 대표가 자사주를 이렇게 대량 매입한 것은 무슨 이유때문일까.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지난 22일과 23일 이틀간 자사주를 각각 3000주씩, 총 6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보유 주식은 6000주(0.03%)에서 1만2000주(0.05%)로 늘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 대표의 자사주 매입 이유에 대해 “실적 개선을 위해 책임 경영에 힘쓰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전자제품전문점 1위인 롯데하이마트의 위기감은 크다. 이커머스의 공세에 밀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458억원으로 전년대비 31.5%나 급감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이런 가운데 이동우 대표가 자사주를 매입한 속사정은 따로 있어보인다. 이 대표는 롯데백화점에 입사, 경영지원부문장 등 요직을 거쳤고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월드 대표이사(부사장)로 재임했다. 이듬해인 2015년엔 롯데하이마트 대표(부사장)를 거쳐, 2017년에는 사장으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2012년 롯데월드 대표 재임 당시 조리사에게 막말을 퍼붓는 그의 육성파일이 2017년 8월 언론에 공개되며 ‘갑질 논란’을 빚자 위기를 맞게 된다.  당시 그의 갑질을 두고 여론이 연일 악화되면서 결국 이 대표는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의 사표를 반려하고 유임을 결정했다. 당시만 해도 롯데하이마트는 가전시장의 호황으로 롯데쇼핑 부문에서 유일하게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었다.

신 회장은 이 대표의 이런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 그해 말 인사에서 이 대표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까지 시켰다. 이를 두고 롯데 안팎에서 이동우 대표를 일명 ‘신동빈의 남자’로 부르기도 했다.

그를 구사일생으로 살린 것이 롯데하이마트의 실적이기에, 최근 실적 하락세는 이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에 그는 무려 1억9000만원이 넘는 규모의 자사주 매입 카드로 또 한번 신 회장의 신뢰를 얻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동우 대표의 유임은 힘들 수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자사주 매입 카드로 책임 경영을 선언한 것은 오너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책임 경영을 하려는 CEO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2년 전 갑질 논란과 상관없는 결정이며,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 이동우 대표가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롯데하이마트는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 상품들을 소싱하고, 자체브랜드(PB) ‘하이메이드’ 를 확대하는 한편 온·오프라인 결합 매장 ‘옴니스토어’ 등 매장 변화, 온라인쇼핑몰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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