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전쟁, 경기침체 공포에 "소비보단 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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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8-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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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불확실성에 지갑 닫는 중국인들

  • 소비 심리 위축세 계속... "소비 늘리겠다"응답자 10% 불과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많은 중국인들이 소비보단 저축을 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더불어 중국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국내 1000개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투자나 소비 보다 저축을 선택하고 있다는 가구의 비율이 48%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3년 2월 이후 가장 큰 비율이다.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내놓은 부양책 효과가 미미하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는 올해 2조 위안(약 334조원)에 이르는 감세와 비용 감축을 위한 개인소득세 특별공제 등 부양책을 시행했다. 여기엔 일반인에게 제품 구매를 지원하는 보조금 지급 방안을 담은 소비지원책도 포함됐는데, 자동차, 가전제품에서부터 정보 서비스까지 여러 방면을 아우르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소비심리는 여전히 위축하는 추세다. 조사대상 가구 중 ‘현재 상황에서 소비를 더 늘리겠다’는 응답자 비중은 10.5%로, 지난 3년간 동일한 질문에 대한 응답자 비율 평균치인 11.5%보다도 낮았다. 

이는 지난 7월 중국 소매판매 지표가 크게 둔화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배 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달 9.8%와 시장 예상치 8.6%를 크게 하회한 것이다.
 

[그래픽=연합뉴스]

이번 조사 결과는 미·중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양국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특히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 23일 미국발 관세에 따른 보복대응으로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5~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앞서 일시중단했던 자동차 관세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 정부도 즉각 당초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5%포인트(P)씩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친구'라고 부르던 시 주석을 ‘적’으로 규정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을 더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져 중국인들이 가뜩이나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까지 격화하면,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역전쟁 격화 악재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6% 이하로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도 전망한다.

실제 올해 1분기와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각각 6.4%와 6.2%를 기록하면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2분기 경제성장률은 중국이 분기별 경제성장률 통계를 발표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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