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국내 1000개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투자나 소비 보다 저축을 선택하고 있다는 가구의 비율이 48%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3년 2월 이후 가장 큰 비율이다.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내놓은 부양책 효과가 미미하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는 올해 2조 위안(약 334조원)에 이르는 감세와 비용 감축을 위한 개인소득세 특별공제 등 부양책을 시행했다. 여기엔 일반인에게 제품 구매를 지원하는 보조금 지급 방안을 담은 소비지원책도 포함됐는데, 자동차, 가전제품에서부터 정보 서비스까지 여러 방면을 아우르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소비심리는 여전히 위축하는 추세다. 조사대상 가구 중 ‘현재 상황에서 소비를 더 늘리겠다’는 응답자 비중은 10.5%로, 지난 3년간 동일한 질문에 대한 응답자 비율 평균치인 11.5%보다도 낮았다.
중국은 지난 23일 미국발 관세에 따른 보복대응으로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5~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앞서 일시중단했던 자동차 관세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 정부도 즉각 당초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5%포인트(P)씩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친구'라고 부르던 시 주석을 ‘적’으로 규정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을 더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져 중국인들이 가뜩이나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까지 격화하면,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역전쟁 격화 악재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6% 이하로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도 전망한다.
실제 올해 1분기와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각각 6.4%와 6.2%를 기록하면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2분기 경제성장률은 중국이 분기별 경제성장률 통계를 발표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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